구약성서의 창세기1장엔 천지창조 설화가 기록돼 있다.

"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지어내셨다.

땅은 아직 모양을 갖추지 않고 아무것도 생기지 않았는데 어둠이
깊은 물위에 뒤덮여 있었고 그 물위에 하느님의 기운이 휘돌고 있었다"

하느님께서 "빛이 생겨라!"하시자 빛이 생겨났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 설화에서 주목되는 것은 창조란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낸것이 아니라
"혼돈상태에서 질서를 창출한 해위"라는 사상이라 할수있다.

세상 만물에 질서가 없다하면 과학이란 성립될수가 없었도 인류의 문명도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다만 인간사회에 있어선 사회질서가 파괴되는 일이 흔히 발생했다.

그래서 법이라는 강재력을 지닌 국가규범으로 사회질서를 유지하게
되었다.

4.11총선도 종반에 접어들면서 후보간의 금품매수 폭력 연선전 매타도어
등으로 선거분위기가 아주 혼탁해 졌다.

이번 선거는 "공직자및 부정선거방지법"에 의한 첫 총선이가 때문에 가장
모범적인 공명선거가 실시될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종반 선거분위기가 이처럼 혼탁해진 원인은 우선 유권자보다
엘리트라고 자부하는 후보측의 책임이 크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느 나라나 의회민주주의를 채용하고있는 국가의 정치인들이란 급선무가
국가의 안전이나 번영보다는 총선에서 당선되는 것이다.

그래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는데 그래도 공명선거가 실시되는 것은
불법선거가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기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공명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책임은 크다.

그러나 우리 정치현실은 유권자로 하여금 후보의 선택에 당혹감을 갖게
한다.

정당정치에 있어 정당을 기준으로 투표하는것은 당연하다 하나 정당이나
무소속후보의 정견 정책은 대동소이하고 그들의 공약이 믿을수 없다는 것이
국민적 인식이다.

또 정당의 구성요소를 보면 국민적인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소위 현대 정치에서 말하는 유절화(Artiulation)가 돼있찌 않기 때문이다.

유권자로서 야당에 갈 사람이 여당에 있고 여당에 갈 사람에 야당에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또 후보자를 능력본위로 선택하자니 그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유권자의 입장에선 정치에 혐오감을 느낄 뿐이고 후보측은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하게된다.

악순환의 확대라고 할수 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이야말로 우리나라의 주권자가 누구인지를 확실히 밝히는
것이므로 유권자의 책임은 막중한 계기가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