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많은 인력이 선거운동원으로 빠져나가
유통업계.건설현장.농촌지역 등에서 심각한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전단을 뿌리는 등의 단순한 노동으로 하루 3~5만원의 수당을 챙길 수
있는 선거현장에 인력이 몰려들면서 소위 3D업종은 기피현상이 더욱
두드러져 관련업계가 인력난과 임금인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아르바이트 학생의 의존도가 높은 패스트푸드점 등 외식업체와 편의점
등은 현재 교대인력이 대거 선거운동원으로 몰려가는 바람에 아예 점주가
영업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훼미리마트, LG25, 바이더웨이 등은 하루 3명씩 3교대에서 지난달
말부터는 2명씩 3교대로 줄이거나 웃돈을 주고 하루 2교대로 근무시간을
연장하는 고육지책을 쓰고 있지만 계속적인 인력방출을 막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오는 12일 봄철 바겐세일을 앞두고 있는 각 백화점은 시간제
근무학생들을 확보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미도파백화점은 봄세일을 대비 62명을 임시 채용할 계획이지만 30%도
안되는 18명밖에 확보하지 못했으며 신세계.현대백화점 등도 신규채용
90여명중 겨우 20~30%의 인력만 겨우 구한 상태이다.

건설현장의 인력품귀 현상도 임금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정부의 공공공사 조기발주로 공사물량이 크게 늘면서 3만~4만원대를
유지하던 일용직 노무자의 일당이 20%정도 올라 5만~6만원대를 보였다.

인건비 상승으로 더욱 곤혹을 치르고 있는 곳은 농촌으로 젊은층이
선거운동원으로 빠져 그렇잖아도 구조적으로 일손이 부족한 데에 추가적인
인건비 부담으로 농민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8일 농협중앙회가 전국 1백35개 농촌지역을 대상으로 조사한 "농촌
임료금실태"에 따르면 지난 2월중 농촌지역 평균임금은 성인남자가 하루
3만4천7백37원, 여자 2만5천2백52원으로 지난해보다 7~10%가량 상승했다.

농협관계자는 몇년동안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던 농촌 품삯이 올들어
두달사이에 큰 폭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어 농가 채산성의 악화가 우려
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