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임금 승진 등 제도적 부문에서 드러내놓고 성차별을 하는 기업은
드물다.

대외적 이미지를 고려해서라도 차별적인 채용방식이나 임금체계 등을 폐지
하는 추세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은 오히려 강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고임금 고생산성 직종에는 남성이 주로 채용되고, 동일직장내에서도 남성은
주로 분석 기획등 "중요한" 업무가 주어져 임금차별이나 승진차별 등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성차별의 뒤에는 직업교육에서의 차별이 도사리고
있다.

여성인력은 동등한 직업교육 기회를 갖지 못해 상대적으로 저임금 저생산성
직종에 채용되거나 직장내에서 단순반복적 업무만을 맡게 된다.

직업교육은 크게 공공직업훈련과 기업내 교육훈련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공공직업훈련은 주로 인문계 고등학교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기술을
가르치는 것.

아직까지는 주 대상이 남성이다.

자연히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여성들은 서비스 판매직등 저임금 직종에
머무르게 된다.

기업내 교육훈련중 외부 위탁생이나 신입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현장
교육실습은 공공직업훈련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적으로 여성비율이 낮을 뿐 아니라 사양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섬유업
농림업 등에서 주로 훈련을 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기업내에서 실시하고 있는 직무능력향상교육이다.

향후 임금이나 승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직무능력향상교육이 주로
남자직원들에게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동일직장내에서 남녀간에 임금차별이나 승진차별을 구조화하는
결과를 빚는다.

사업장내 직무능력향상교육에 참가한 사람들중 여성의 비율은 7.8%(95년도
여성백서)에 불과했다.

< 이용만 LG경제연 책임연구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