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묶고 말은 푼다"는 취지의 통합선거법제정이후 처음 치러진 15대
총선은 돈많이 든 선거, 흑색선전이 판을 친 선거라는 오명을 남기고 막을
내렸다.

여야및 무소속후보들은 선거운동을 시작하면서 한목소리로 공명선거를
치르겠다고 호언했지만 선거막바지에 접어들자 금품살포 흑색유인물살포등의
구태를 재연했다.

특히 선관위가 제시한 법정선거비용(평균 8천4백만원)은 현실을 무시한
제도라는 지적이 제기될 만큼 과열선거양상을 보였며 투표 이틀전부터는
전국 곳곳에서 노골적인 금품살포행위가 자행돼 혼탁 선거분위기를 부채질
했다.

중앙선관위의 한관계자는 "이번 선거에 나타난 현상은 한마디로 "기는
제도에 나는 탈법"이라고 할 정도로 편법이 기승을 부렸다"며 "법적 보완도
중요하지만 후보자와 유권자의 인식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내부에서도 현행 선거제도로는 도저히 돈 안드는 선거를 실현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15대 국회가 개원하면 정치자금법의 전면 개정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11일까지 모두 5백2건의 선거법 위반사례를 적발,
이 가운데 15건을 고발조치했다.

또 수사의뢰 1백63건, 경고 2백79건, 주의 89건, 검찰이첩 56건등이다.

검찰도 1백71명의 후보를 포함해 8백39명의 선거법위반사범을 입건하고
96명을 구속했다.

선거법위반사범은 14대의 6백51명보다 28% 늘어났다.

< 김호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