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5대 총선일인 11일 TV3사가 사상처음으로 공동 전화여론조사를
실시, 투표종료에 맞춰 일제히 방송하자 서로 예상이 빗나갔다며 희비가
엇갈린 모습이었다.

신한국당 당직자들은 "정말로 믿어도 되는 것이냐"고 방송사에 문의
하면서도 고무된 분위기였고 야권은 허탈한 모습으로 즉각 방송중단 조치를
취해 달라고 중앙선관위에 촉구하기도 했다.

<>.TV3사는 이날 오후6시에 투표자조사 정당별 예상의석(전국구 포함)을
보도, 신한국당 1백75석 국민회의 72석 자민련 33석 민주당 11석 무소속
8석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

TV3사는 또 전국지역구를 당선확실 경합 혼전지역으로 분류할때 신한국당은
최소 1백30석에서 1백89석, 국민회의 55~83석, 자민련 24~36석, 민주당
11~14석, 무소속은 4~10석이라고 방송.

이밖에 전국구 예상의석은 신한국당 20석, 국민회의 13석, 자민련 7석,
무소속 8석으로 분석했는데 이같은 예측으로는 신한국당의 박찬종수도권
선대위원장(21번)과 국민회의 김대중총재(14번)는 당선권에서 탈락하는 것.

<>.국민회의는 이날저녁 김총재 주재로 긴급 선대위 운영위회의를 열어
방송3사의 여론조사 결과는 정확도가 검증되지 않은 예측에 불과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여론조사 방송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

정희경선대위공동의장은 TV3사가 여론조사 결과방송을 즉각 중단하고
선관위에 의해 진행되는 개표현황을 방송토록 조치를 취해줄 것을 중앙
선관위에 요구.

김한길선대위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현재 TV3사가 방송중인 여론조사
결과는 방송사 스스로 인정하듯 정확도가 인정되지 않는 예측에 불과하며
개표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

중앙당사 상황실에서 방송을 지켜본 자민련 당직자들도 처음에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다가 개표방송이 진행되면서 후보자들이 방송사의 여론
조사와는 달리 선전하자 만세를 부르며 환호.

여론조사 방송직후 불편한 심기를 보이며 당사를 떠났던 김종필총재도
시간이 지날수록 조사와 다른 결과가 속출하자 당사로 복귀, 상황을 주시.

<>.부산에서 투표자조사 방송을 지켜본 신한국당의 한지구당관계자는
"신한국당이 예상외로 높게 나온데 스스로도 놀랐다"며 "특히 부산에서
1~2석은 박빙의 승부를 예상했는데..."라고 여론조사의 신뢰도에 의구심을
표시.

방송을 지켜본 유권자 김병갑씨(35.서울목동)는 "여론조사와 반대의 결과가
나오는지의 여부를 지켜보는게 오히려 흥미로웠다"고 촌평.

인천시 주안동에 사는 유승열씨(62)는 "역시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게 아니냐"고 반응.

< 김호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