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식장외시장 등록기업들은 매출은 늘었으나 순이익은 늘지 못해
실속 없는 장사를 한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업협회가 10일 12월 결산법인 277개사중 지난 9일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48개사의 영업실적을 집계한 결과 1사당 평균 매출액은 921억
9,100만원으로 지난 94년보다 26.0% 증가했다.

그러나 1사당 당기순이익은 17억9,400만원으로 오히려 15.9% 감소했다.

현대중공업 현대산업개발 현대엘리베이터등 현대그룹 3사와 중소기업은행
대동은행등 5개 은행을 제외한 240개기업을 기준으로 볼때도 1사당 매출액은
575억9,700만원으로 94년에 비해 25.9% 늘었으나 순이익은 14억8,200만원
으로 2.5% 증가하는데 그쳤다.

장외기업들이 이처럼 지난해 실속 없는 영업을 한 것은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 국면으로 접어든데다 대부분 중소기업들이어서 경기 양극화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부 중소기업들은 지난해 실적이 큰 폭으로 늘어나 "모범"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 회사인 한섬은 "시스템" "마인" 등의 판매가 호조를
보인데다 재고물랑을 중국 동남아국가로 대거 수출한데 힘입어 지난해
5,503억원어치를 팔아 매출증가율이 무려 1719.27%에 달했다.

이 회사는 순이익도 50억3000만원으로 전년보다 10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농약원료를 생산하는 전진산업은 매출 호조등에 따라 지난해 순이익이
14억원으로 94년보다 834.67% 급증,순이익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성담은 염전매각에 따른 특별이익(97.8억원)발생으로 494.71%의 순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도소매업체인 신라수산도 제조부문의 매출증대로 순이익이 94년보다
446.47% 늘어났다.

신라섬유 국영유리공업 금강정공 대동은행 등 4개사는 여업에서 호조를
보여 94년 적자에서 95년 흑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풍국주정공업 신안화섬 한농화성 주일 대륙제관 대동기어
국제종합건설 동원개발 한미창업투자 동화은행 평화은행 동양토탈 등
12개사가 94년도 흑자에서 지난해에는 적자로 돌아서 대조를 보였다.

경동 삼호건설 등 2개사는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태일전자
에어로시스템 녹십자의료공업 동양토탈 등 4개사는 손실이 누적돼
자본전액이 잠식됐다.

매출 절대 금액에서는 현대중공업이 3조9,104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소기업은행 (2조843억원) 현대산업개발 (1조5,457억원) 쌍용건설 (1조
1,790억원) 우방 (5,728억원) 등의 순이었다.

당기순이익 절대금액은 중소기업은행이 618억원으로 수위를 차지했다.

현대산업개발 (347억원) 현대중공업 (272억원) 쌍용건설 (231억원) 우방
(157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 최승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