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2시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 70의1 한신서래아파트3동6층
복도에서 이 아파트 102호에 사는 제일경제신문 염길정 사장(58) 20m아래
경비실 지붕위에 떨어져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 한용선씨(60)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경비원 한씨에 따르면 염씨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았으나 1분쯤 뒤에 경비실 지붕에서 "쿵"하는 소리가나 확인해
보니 염씨가 지붕위에서 머리에 피를 흘린채 숨져 있었고 6층 복도쪽
창문이 열려있었다는 것이다.

염씨의 지갑속에는 유서와 신문사앞으로 보내는 사직서 회사 주식중
10%지분에 대한 반환포기각서, 부인앞으로된 인감위임증 등이 있었다.

8절지 종이의 유서에는 "내가 자살하는 이유는 생활고때문이다.

회사가 부도날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직원들을 생각하면 기가 막힌다.

당신 (전임 사장)이 나한테 회사를 맡기고 어떻게 나를 고소할 수
있느냐"고 적혀 있었다.

경찰은 염씨가 지난해 5월 부도상태인 사실을 모른채 신문사를
인수한 뒤 고민해왔으며 최근 전임사장 신모씨가 "신문사를 빼앗겼다"며
경찰에 고소하자 우울해왔다는 가족들의 진술에 따라 염씨가 회사
경영문제로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자살경위에
대해 조사중이다.

염씨는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일보기자 감사원 공보관
민정당부대변인을 거쳐 지난 11대 12대 민정당 국회의원 (경북 영천
경산)을 지냈으며 지난해 지자체 선거에서는 영천시장에 출마했으나
낙선한뒤 지난해 5월부터 제일경제신문 사장으로 부임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