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반들어 주류경기의 양극화현상이 심화되고있다.

소주와 맥주시장이 보합세를 보이면서 지지부진한반면 위스키시장은 최근
2-3년간 기록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있다.

경기가 좋지않을때 소주시장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과거 시장
동향과는 동떨어진 모습이어서 시장전문가들은 새로운 주류시장의 판도
변화로 받아들이고있다.

올들어서도 지난 1-3월 맥주와 소주의 판매가 전년동기에 비해 부진했던
것으로 집계돼 주류경기의 양극화현상이 갈수록 심화될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류업계의 잠정 집계에따르면 맥주의 경우 금년 1.4분기의 총판매량은
3천9백30만상자(5백ml 20병기준)로 전년동기의 4천30만상자에 비해 2.5%
감소했다.

소주의 경우도 1.4분기 성장세가 전년동기대비 4-5%선 증가에 머물러
저성장을 면치못하고있다.

이에반해 위스키는 지난 94년 판매금액기준으로 전년대비 32.3%의 성장을
보인데 이어 95년에도 29%나 성장했다.

업계는 올해도 프리미엄급(12년산이상) 위스키의 인기에 편승, 50%이상의
초고속성장세를 유지할것으로 전망하고있다.

위스키시장이 커짐에따라 향후 1-2년내에 위스키와 소주의 시장규모가
역전될것이라는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지난해 위스키와 소주의 판매액이 각각 5천3백억과 8천7백억원으로 소주가
비교우위에 있었으나 올해는 소주판매가 부진한가운데 위스키판매액이
8천억원을 넘어설것으로 예상되기때문이다.

이처럼 위스키소비가 늘어난것은 국민1인당 GNP 1만달러시대를 맞아
전반적인 생활수준이 높아진데다 위스키주세인하(94년1월 150% -> 120%)와
업체간 가격경쟁으로 위스키가격이 절반이하로 낮아진데 기인한다.

(주)진로의 임페리얼이 지난 94년4월 출시되면서 국내와 수입위스키업체간
가격경쟁이 치열해져 당시 7-8만원하던 조니워커12년산(5백ml기준)이 2년
사이에 임페리얼가격인 2만5천원선으로 떨어졌다.

위스키시장이 향후2-3년내에 1조원수준으로 비약할 가능성이 커지자 진로,
두산시그램, 조선맥주의 하이스코트 등 국내위스키3사는 위스키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있다.

특히 전체 위스키판매량중 프리미엄급위스키가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큰폭으로 늘어 지난해 40.5%에 달하자 프리미엄위스키판매에 마켓팅역량을
집중하고있다.

조선맥주는 프리미엄위스키인 15년산 딤플을 지난 94년 출시, 호평을
받은데 이어 4월중 조니워커측과 국내판권계약체결을 추진하는 등 위스키
시장공략에 적극적이다.

두산시그램 역시 윈저프리미어와 시바스리갈을 쌍두마차로 대도시공략에
나서고있다.

특히 지난2월 출시된 윈저프리미어는 94년 6월부터 1년6개월간 4차례에
걸쳐 2천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맛과 향, 디자인, 제품명 등을 면밀히
조사한 끝에 만들어낸 야심작이다.

임페리얼로 지난 2년간 톡톡히 재미를 본 진로는 아직 별다른 신제품을
준비하고있지는 않으나 올해도 여전히 선두자리를 지킬것으로
회사관계자들은 낙관하고있다.

지난 94년 76만6천9백95kl이던 소주소비량이 95년에는 74만5천kl로
줄어드는 등 소주가 전반적인 소비둔화추세에 접어들자 소주업계는 경쟁력
강화 등 자구책마련에 나서고있다.

대표적인곳이 보해양조.

이회사는 최근 소주에 자연건강식품인 벌꿀만을 첨가물로 사용한 고급
프리미엄소주 "김삿갓"을 출시하는등 주류시장변화에 적극 대응하고있다.

< 서명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