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품질은 우리가 책임진다" 유통업체들이
자사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품질을 검사하는 상품연구소를 강화하고
있다.

상품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조업체의 검사만
믿고 상품을 판매할수 없는 상황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체가 설립한 상품연구소는 지난 71년 신세계백화점이 식품검사가
가능한 소규모 시험분석실을 연 것이 처음이다.

신세계는 84년 섬유검사기자재를 마련, 의류까지 검사범위를 확대해
상품연구소의 면모를 갖추었다.

뒤이어 88년 롯데백화점, 90년 현대백화점이 상품검사실을 개설, 국내
백화점의 상품연구소설립이 본격화됐다.

최근 들어서는 대형백화점 뿐만아니라 중소형백화점들도 상품연구소나
검사실을 갖추고 있다.

LG유통이 지난 3월 상품연구소를 새로 열었고 미도파백화점은 기존
시험분석실을 상품과학연구소로 최근 확대개편했다.

그랜드백화점과 해태유통도 연내에 상품연구소를 설립키로 하는 등
상품연구소 설립붐이 유통업계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백화점및 슈퍼마켓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자체 상품검사를 통해
자사판매상품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도파백화점 상품과학연구소의 우태근소장은 "MSG유해논란이나 광우병
소동 등 식품안전에 대한 문제가 터질때마다 소비자들은 불안해한다"며
"신용이 생명인 백화점에서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살수 있는 상품을 갖추기
위해선 자체검사가 필수적"이라고 연구소 설립배경을 설명했다.

국내백화점들은 상품연구소에 각종 기자재를 갖추고 5~10명의 전문인력을
확보, 식품 의류 생활용품 등의 품질을 검사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주요판매상품인 의류의 경우 혼용률 수축률등이 제대로
표시됐는지 검사하고 불합격상품은 반품처리한다.

식품은 입점하기 전에 사전검사는 물론 판매중인 상품에 대해서도 수시로
검사하고 위생상태와 유해성분함유정도를 측정한다.

검사결과 기준치에 모자라는 식품은 판매정지하며 해당 거래업체에 경고를
주게 된다.

롯데백화점도 9명의 전문요원이 하루 150건의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 과단위인 상품시험분석실을 올해안에 부단위로 승격시킬 예정이다.

분석실 면적도 현재 30평에서 100평으로 확대,상품검사업무를 강화하고
있다.

백화점들은 식품의 경우 판매비중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안전성이 중요한
상품이기 때문에 입점되는 전품목을 검사한다.

신세계백화점의 임대환 상품과학연구소장은 "대부분의 가공식품들은 별
문제가 없지만 냉동식품의 경우 10건중 1~2건은 위생상태가 기준보다
떨어진다"고 밝혔다.

백화점들은 상품검사품목에서 의류의 비중이 가장 큰데 비해 슈퍼마켓
업체는 식품이 주요 검사대상이다.

특히 유통기간이 짧은 생식품의 검사는 식품검사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LG유통은 슈퍼마켓 편의점 단체급식에 공급되는 식자재를 주로 검사한다.

LG유통은 전품목 사전검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생식품의 경우 사후
검사로 돌리고 있다.

농약 항생물질 잔류여부를 검사하는데 짧게는 5일에서 길게는 보름이상
걸리기 때문에 미리 검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 회사는 사후검사를 통해 유해성분이 발견된 상품에 대해서는 해당
납품업체와 거래를 중단하는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 권수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