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 삼짇날이 엿새 앞으로 다가왔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중삼일(삼짇날)을 하루 앞둔 19일 서울
중구 필동 한국의 집에서는 "삼짇날 봄음식 큰잔치"가 펼쳐진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사장 김전배)이 사라져 가는 세시풍속을 되살리고,
나아가 일반인들에게 한국의집 연중무휴 운영을 널리 알리고자 마련한 행사.

이날 잔치는 조상들이 즐기던 봄맞이 놀이를 도심 정원에서 재현함으로써
현대인의 찌든 마음을 맑게 헹궈줄 청량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선조들은 삼짇날을 전후해 미리 준비한 두견주를 들고 들에 나가
찹쌀가루와 진달래꽃으로 화전을 지지고 오미자국에 두견화를 띄운 화채를
먹으며 봄 정취를 즐겼다.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이 포근하게 풀리는 이때쯤이면 상위에 오르는
나박김치가 상큼하고 냉이 소루쟁이 달래무침도 향그럽다.

녹두를 갈아서 만든 청포묵과 미나리 물쑥을 섞어 요리한 탕평채, 햇쑥을
뜯어서 찐 쑥설기 쑥절편 쑥인절미도 봄철의 미각을 돋우는 계절음식.

이번 행사는 봄철음식 시식회와 떡 전시, 민속공연 등이 어우러진 종합
놀이마당으로 꾸며진다.

봄철음식 식단으로는 조선왕조 궁중음식 기능보유자인 황혜성씨와 강인희
명지대명예교수 윤서석 중앙대명예교수 등 전통음식분야 권위자들의 손맛이
담긴 30여종이 마련된다.

이 가운데 진달래꽃잎을 곱게 빻아 찹쌀가루에 버무린 뒤 한입에 넣을만한
크기로 둥글납작하게 빚어 참기름에 지진 화전은 봄철의 대표적인 별미.

녹두가루 반죽을 익힌 뒤 가늘게 썰어 오미자국에 띄우고 꿀.잣을 곁들인
화면과 진달래화채 오미자화채 구름떡 삼색송편(쑥 송기 백색) 절편(쑥
수리취 송기)등도 함께 선보인다.

떡 전시회에는 찰부꾸미 물호박떡 쑥개떡 두텁떡 계피떡 삼색주악 오색경단
등 30여종의 전통떡과 떡상차림이 소개된다.

민속공연에는 한국의집 전속무용단과 반주단이 총출연, 사물놀이 진도북춤
장구춤 바라춤 민요 등 흥겨운 가락을 선사한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되는 삼짇날 큰잔치에는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수 있다.

단 음식시식회 참가는 예약을 해야 한다.

시식권은 1인 2만5,000원, 전통문화가족 회원은 2만2,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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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두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