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이 얼마 안남았던 이달 초순, 주식투자자의 표를 겨냥한
증권당국의 잇단 선심성 증시부양대책은 문제가 적지 않았다.

그동안 증권당국은 주가가 큰폭 하락할 때마다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확대"를 약방의 감초처럼 "립서비스" 하면서 주식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오다 총선을 열흘 앞둔 4월1일부터 시행했다.

그 시행시점은 총선을 의식한 것임은 말할 나위 없다.

또한 증권사등 기관투자가엔 "매수우위"라는 족쇄를 채워 주가를
떠받치도록 했는데 기관이 자금이 달리자 10일부터 아예 3,500억원을
지원, 매수를 독려했다.

이러한 인위적 주가조절은 증권당국이 그동안 누누이 강조해 왔던 증시
자율성 강화에 스스로 역행하는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증시가 장기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기관에 무작정 주식을 사도록 내모는
것은 기관의 부실화를 증권당국이 오히려 조장하는 것이 아닌가.

무엇보다 이러한 인위적 증안대책은 단지 종합주가지수만 떠받칠 뿐
대다수의 일반투자자들에겐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없다.

소위 "투기꾼"이나 제법 큰돈을 굴리는 준프로투자자의 배만 불려줄
뿐이다.

대다수의 "개미군단"은 인위적 증안대책에 따른 주가 급등락속에서 오히려
뒷북만 치다가 손해보는 경우가 더 많다.

우리나라는 오는 7월 OECD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관제주가"라는 과거의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과연 OECD에서 회원국으로 받아줄는지 궁금하다.

눈앞의 표만 의식, 장기적 정책방향의 기조가 흔들리는 일이 더 이상
있어선 안될 것이다.

김훈 < 경기 광명시 하안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