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일본 작가 시오노 나나미(59) 바람이 불고 있다.

1964년부터 이탈리아에 살고 있는 일본인 여성작가 시오노 나나미가
천년왕국 로마와 인근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소재로 쓴 책들이 잇달아
번역, 출간되면서 국내독자, 특히 30~40대 남성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나온 시오노 나나미의 책은 역사물
"로마인이야기"1~4권과 수필집 "남자들에게""나의 친구 마키아벨리"까지
총 9권.

나나미의 책을 독점출간하고 있는 한길사는 현재 총 15만부이상
판매됐다고 밝히고 있다.

한길사는 6월에 "로마인이야기"5권을 내는 것을 비롯 "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 "르네상스의 여인들" 등 연말까지 총12권의 시오노
나나미 저작물을 선보일 계획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은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한 그만의 독특한
사유방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고교시절 "일리아드"를 읽고 매혹된 시오노 나나미는 64년 일본
가쿠슈인(학습원) 대철학과를 졸업한 뒤 이탈리아에 건너가 고대로마에
대한 외로운 탐구를 시작한다.

박물관과 도서관을 돌며 독학으로 로마사를 공부한 그는 정형화된
역사인식이 아닌 새로운 인식의 틀을 제공한다.

또 오랜 사유의 과정을 짐작케 하는 독특한 역사서술 방식으로 주목을
끈다.

소설을 능가하는 감각적인 문장과 역사서를 뛰어넘는 자료 인용이
힘이자 특징.

2006년까지 전15권으로 완간될 예정인 "로마인이야기"는 그의 뛰어난
식견과 색다른 역사해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명저로 꼽힌다.

리비우스의 "로마사", 플루타르크의 "영웅전", 디오니소스의 "고대로마사"
등을 통해 로마사를 재해석해 낸 그는 로마제국의 탄생저력은 막강한
군사력이 아니라 뛰어난 법과 제도라고 말하고 있다.

마키아벨리 "군주론"의 모델로 알려진 체사레 보르자의 일대기를 담은
"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 마키아벨리연구서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등에서도 뛰어난 식견을 전한다.

시오노 나나미에 대한 독자의 관심이 높아지자 한길사는 5월께 시오노
나나미를 초청, 독자와의 대화시간을 마련하는 한편 6월 독서감상문
공모를 통해 붐을 더욱 확산시킬 계획이다.

<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