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을 하는 박모씨는 최근 모교 동창회장으로 있으면서 자신의
이름으로 돼 있는 동창회 기금(2억원)예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중에 있다.

이 예금에서 연간 2,000만원가량의 이자를 받아 학교시설물지원금과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포함되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에 따른 불이익을 없애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다시말해 자신이 사업을 해 버는 연간 8,000만원의 소득에다 개인적인
금융소득이 5,000만원에 달해 동창회 기금에서 나오는 이자소득까지
합하면 총 7,000만원의 금융소득이 생긴다.

따라서 박씨는 연 4,000만원이 초과하는 3,000만원에 대해선 자신의
사업소득 8천만원과 합산, 종합소득을 신고해야 한다.

결국 동창회 자금에서 발생하는 이자소득에 대해선 40%의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이처럼 동창회 종중 친목단체등의 임의단체 자금을 그 단체의 대표자 등
개인명의로 거래를 하게 되면 단체의 금융소득과 대표자 개인의 금융소득이
구분되지 않아 단체의 금융소득이 개인의 금융소득에 합산될 수 밖에 없고
그 금액이 크면 금융소득 종합과세제도로 인해 세금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이경우 동창회 등 임의단체의 예금을 어떤 방식으로 거래하면 이러한
불이익이 없을까.

이에 대해선 두가지 해결방법이 있다.

첫째는 임의단체가 원래 법인은 아니지만 일종의 비영리법인으로 세무서로
부터 승인을 받으면 단체의 이자소득을 법인의 소득으로 처리하여 대표자의
금융소득과 구분시킬 수 있다.

이렇게 처리하려면 다음과 같은 요건을 갖춰 반드시 세무서로부터 "법인
으로 보는 단체"로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 요건은 <>단체의 조직과 운영에 관한 규칙을 갖고 대표자를 선임해야
하며 <>단체의 명의로 수익과 재산을 독립적으로 소유, 관리하고 <>그
수익을 구성원에게 분배하지 않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동창회나 종중등 임의 단체의 기금중에선 이같은 요건을
갖춘 경우가 많아 세무서로부터 "법인으로 보는 단체"로 승인받는게
바람직하다.

법인으로 보는 단체는 세법상 비영리법인에 해당되므로 단체의 금융소득은
20%의 원천징수세율로 분리과세 받을 수 있고 일반법인과 마찬가지로
법인세 신고를 통해 세금을 낼 수 있다.

또 세금의 신고납부에 대한 별도의 절차가 필요없어 편리하다.

또 단체의 이자소득을 고유사업에 사용한다면 "고유목적 사업준비금"을
설정하고 이 준비금을 모두 법인의 비용으로 인정받아 실질적으로는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을 전혀 부담하지 않을 수도 있다.

둘째 방법은 단체의 예금이 있는 거래금융기관으로부터 이 예금이 대표자
개인의 예금이 아니라 단체의 예금임을 확인받는 것이다.

거래금융기관으로부터 단체의 예금임을 확인받기 위해선 <>정관 또는
조직운영규정 <>대표자 입증서류 <>대표자의 주민등록등.초본 <>조직원
구성명부 등 4가지 서류를 구비해 거래금융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이렇게 단체의 예금임을 확인받으면 그 단체 자체를 하나의 예금주로
간주, 이자소득에 대해 소득세가 매겨진다.

박씨의 경우 동창회기금이 "법인으로 보는 단체"의 요건을 갖췄다면
첫번째 방법을 이용하는게 유리하다.

왜냐하면 동창회 기금의 예금이자를 모두 장학금과 학교시설지원금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고유목적 사업준비금을 설정하면 이자소득에 대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 동창회의 금융소득 2,000만원과 박씨 개인의 금융소득 5,000만원이
별도로 구분되므로 박씨 개인의 금융소득 5,000만원중 4,000만원을 초과한
1,000만원만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시키면 된다.

동창회 예금에 대한 세제문제가 해결되었다해도 이 기금을 과연 어떤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다시 생길 수 있다.

우선 단체의 여러 회원으로부터 자금으로 마련해야 하므로 다른 금융기관을
통해 입금하기 편리한 통장을 마련하는게 편리하다.

다시말해 은행의 금융상품을 이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고수익상품인 신탁계정은 다른 금융기관을 통해 직접 입금하기
어려우므로 가급적 은행계정상품을 이용하는게 바람직하다.

특히 최근에는 일부은행에서 단체의 입금사항을 정리해주는 상품이 개발돼
이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일정규모이상의 자금이 마련되었을 때에는 자금의 용도 기간에 알맞는
고수익 상품에 투자하는게 좋다.

결국 입출금이 자유로운 금융상품과 투자목적의 금융상품을 구분, 운영
하는 상식이 적용된다고 하겠다.

< 안상욱 기자 >

( 도움말 장기신용은행 맹동준 상담역 569-9111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