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은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세계원자력발전사업자협회(WANO) 레미 칼회장(66)은 "지난해말 현재 전세계
발전량의 17%가 원자력발전을 통해 공급됐다"며 "원자력발전 비중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칼 회장은 그러나 "원자력발전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원자로 설계에서
부터 운전과정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안전문화정착에 보다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ANO는 어떤 조직인가.

"지난 86년 옛 소련의 체르노빌원전사고 이후 원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민간차원의 국제협력기구로 설치된 비정부 비영리 단체이다.

전세계 120여 원자력발전사업자가 회원이며 한국에서는 한전이 가입돼
있다.

본부는 런던에 있으며 4개의 지역센터를 두고 있다"

-WANO가 하는 일은.

"원전 운전중 비정상적인 일이 일어나면 각국에서 차출한 10~12명의
전문가를 파견, 사고원인과 취약점을 검토해 수정토록 하고 있으며 안전
관련정보를 전자우편을 통해 상호공유하고 있다"

-원전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데.

"체르노빌사고와 같은 참사는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체르노빌사고는 잘못된 원자로설계와 안전원칙을 무시한 운전태도에서
비롯됐다.

현재 전세계 원전사업자들은 이 부문에 대한 안전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

동유럽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원자로가 서구의 안전기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적어도 체르노빌사고를 야기시켰던 원인은 제거됐다고 확신한다"

-WANO의 안전조사와 결과를 원자력발전회사에 강제로 적용할 수 있는가.

"전문가검토작업은 자율적인 것이다.

검토내용은 외부공개하지 않는다.

전문가검토및 권고사항은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도덕적인 강제성을 띠게
될 것이다"

칼 회장은 프랑스원자력청(CEA) 프랑스전력공사(EdF)등 원자력관련 정부
부처및 재계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93년 2대 WANO회장에 선임됐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