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핑과 경품공세 등으로 외국산담배의 국내시장잠식이 가속화되면서
국내잎담배생산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15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한국담배인삼공사의 잎담배수매가가 92년이후
동결되고 쿼터제가 도입되면서 잎담배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
지난해만 해도 1만2천여 농가가 담배농사를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잎담배생산농가는 이에따라 94년보다 약1만2천7백농가가
줄어든 6만3천농가를 기록했고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감소폭이 더 커져
1만3천여농가가 줄어든 5만여 농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생산면적은 95년현재 3만2천2백30ha, 생산량은 8만4천7백13t으로 지난
93년과 비교하면 각각 11.9%, 20.5%가 줄어들었다.

한편 외국산담배는 비중이 92년까지만해도 5%내에서 유지됐으나 덤핑
공세와 경품공세로 국내시장을 빠르게 침식해들어오고 있다.

미국 알 제이 레이놀즈사의 "윈스턴", 브라운 & 윌리엄슨사의 "쿨 킹즈"의
경우 미국내 생산가격이 갑당 41-51센트인데 비해 수출가격은 29.4센트와
35.1센트로 덤핑률이 39.5-73.5%와 16.8-45.3%에 달했다.

또 일본담배주식회사의 "캐빈슈퍼"의 경우 일본내 생산가격이 90.4센트
이나 수출가격은 46.9센트, "마일드 세븐"은 일본내 생산가격이 72.4센트
이나 수출가격은 46.8센트(FOB기준)로 덤핑률이 각각 92.8%,54.7%를
기록하고 있다.

또 외국산담배를 수입.판매하는 국내대행사들은 소비자와 소매상들을
대상으로 라이터 시계 만년필 화장품 등으로 대대적인 경품공세를 폈으며
95년 9월부터 국민건강증진법이 발효되자 소매상들에게 현금화할 수 있는
판촉물을 집중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양담배의 공세가 강화되면서 88년 담배시장개방이후 95년 11월
현재 미국 일본 등 9개국 1백12종류의 담배가 들어와 외국산담배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수량과 금액면에서 각각 11.7%와 15.9%로 높아졌다.

외국산담배의 점유율증가는 국산담배의 판매부진과 잎담배 재고누적으로
이어져 생산농가를 압박하고 있다.

한국담배인삼공사는 94년부터 계약물량을 초과해서 생산한 잎담배생산
농가에 대해 초과생산분만큼 계약면적으로 줄이는 쿼터제를 도입,
외국산담배의 국내시장잠식에 따른 피해가 생산농민들에게 직접 전가되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