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한방약을 보약으로만 생각하지만 일본과 중국의 경우에는 한약을
치료약으로 사용합니다.

치료약으로서의 한방의 효능이 임상적으로, 그리고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양약을 전공한 약사로서 오랫동안 한방의학을 연구해온 이필영씨(65)씨가
한방의학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풀이한 건강가이드북 "과학한방"(여백간)을
펴냈다.

지난 91년부터 3년간 한국경제신문에 연재한 건강칼럼 "과학한방"을 책으로
묶어낸 것.

"25년전 손가락 발가락이 썩어들어가는 버거씨병에 걸려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은후 한약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각종 의학서적과 일본 중국의 문헌을 참고해 수십가지의 처방을 만들어
제몸에 직접 투여한 결과 7년만에 완치시켰죠"

그뒤부터 소아천식등의 난치병 한방치료에 대해 골몰해온 그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버거씨병이나 소아천식등은 거의 완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과학적인 한방요법을 몰라 버거씨병으로 다리를 절단한 환자나 소아천식
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볼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이들 질병에 대한 한방과학의 치료법을 널리 알리자는 심정에서 책을 출간
하게 됐습니다"

"과학한방"은 한방의학이 과연 무엇인가에서부터 순환기와 호흡기 소화기
질환 혈액.대사.내분비 질환 자가면역.정신.신경질환 성인병 소아과질환등
각종 질병의 한방치료법을 상술하고 있다.

현대의학의 한계점을 한방의학으로 보완하려는 시도가 점차 늘고 있는
시점에서 국내외에서 지금까지 과학적 또는 임상적으로 규명된 한방의 효능
을 밝히고 있는 것.

저자는 현대의학의 신약이 규정된 동물실험과 안전도 검사를 통해 사용되는
반면 한방약은 몇천년동안 사람을 상대로한 임상실험에서 얻어진 경험처방
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다고 설명했다.

"일본과 중국의 경우 한방과 양약처방을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방을 동시에 처방함으로써 양약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암치료를 위해 방사선을 이용할때 홍삼을 먹이면 그 부작용이
상당부분 완화된다는 보고가 나와 있습니다"

"건강은 얻고자 하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다"는 저자는 건강유지의 비결을
스트레스.음식.운동등 세가지 요소의 조화에서 찾는다.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마음의 여유를 갖는 자세가 중요하며 제때에 맞춰먹는
적당량의 식사, 그리고 알맞은 운동이 건강유지의 최고 비법이라는 것.

서울 개포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이씨는 지금도 주5일 오전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찾아온 손님과 상담한다.

단순히 약을 판매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의 하소연을
들어주고 힘닿는대로 처방을 내리기 위해 자리를 지킨다는 설명이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