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에서 차지하는 외국인 보유주식의 싯가비중이 12%를 넘어서는등 외
국인 투자가들이 증시를 움직이는 주도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16일 증권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상장
주식은 모두 18조3707억원으로 전체 상장주식 싯가총액의 12.47%에 달한 것
으로 집게됐다.

외국인 주식보유 비중은 외국인에 대한 국내주식 투자가 허용되기 직전인
지난 92년에 4.90%에 불과했으나 93년들어 9.81%로 껑충 뛰올랐고 94년엔
10.19%, 95년 11.85%로 높아진 다음 지난 1일 외국인 투자한도가 추가 확대
되면서 다시 발빠른 증가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의 싯가총액이 점증하면서 하루하루의 매매 점유율 역시 크게 높아져
올 1.4분기의 경우 하루평균 5-6%에 그치던 거래비중이 이달들어서는 지난
10일 11.7%의 기록적인 비중을 차지한 것을 비롯 평균 7-10%선의 높은 거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외국인들의 주식매매가 활발해지면서 주가에 주는 영향력도 크게 강화돼 외
국인들이 매입하면 올라가고 매도하면 떨어지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예를들어 삼성전자 주식의 경우 회사측이 자사주 펀드에 가입하는등 주가관
리에 상당한 자금과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주가가 크게 떨어졌는데 이는 지난
해 하반기 이후 미국의 피델리티 펀드를 비롯한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이
주식을 매도했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권계는 은행주등 금융주가 최근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조
지소로스의 퀀텀 펀드 등이 지난해 10월부터 은행주를 대량으로 사들였기 때
문으로 보고있다.

대우증권의 구자삼국제담당 이사는 "외국인들의 주가 영향력은 앞으로도 계
속 확대될 것이나 국부의 유출, 환율의 교란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보다 세련된 투자기법과 전략을 개발해야 할 것"이
라고 지적했다.

(정규재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