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이용하는 네티즌들이 정보를 찾는데 지나치게 오랜시간이
걸린다고 불평하는 경우가 요즘들어 부쩍 늘고있다.

원하는 정보가 있는 웹사이트를 찾아도 정보를 전송 받는데 15분까지
걸렸다는 소리도 들리지만 누구도 속시원히 해결책을 제시해주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에 연결된 망이 워낙 많아 어디에서 체증이 발생했는지 알수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강점이 약점이 된 셈이다.

그러나 인터넷을 느리게 하는 여러원인을 추정, 대응책을 강구해 볼수는
있다.

우선 인터넷의 느림보 현상은 가입자 폭증에 기인한다.

지난해말 4천만명에달하던 전세계 인터넷 인구는 올해에만 2천만명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있다.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인터넷을 연결해주는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
(ISP)들이 앞다퉈 해외의 인터넷망과 연결한 국제전용회선의 용량을 늘리는
것은 같은 시간대에 많은 사용자들이 이용하면서 생기는 인터넷 체증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데이콤의 경우 지금의 T1급 국제전용회선외에 6월께MCI망과 T2급회선을
연결키로 했다.

이용요금인하를 한 4월초 이후 17일까지 1천8백여명이 새로 인터넷서비스
(보라넷)에 가입, 한달 평균가입자의 4배를 넘어서는 등 가입자의 급증에
따른 것이다.

네티즌과 ISP를 잇는 전화회선도 인터넷을 느리게 하는 원인이다.

모 ISP관계자는 "지금의 구리 전화회선은 최대 28.8kbps까지 지원할 수
있지만 전화국의 교환기가 이를 뒷받침 못해 네티즌이 28.8kbps모뎀을 써도
처리속도가 절반정도에 그친다"고 들려줬다.

인터넷을 구성하는 망과 망을 연결해주는 장비인 라우터의 수준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길잡이 컴퓨터인 라우터는 1백만원에서 1억원에이르기까지 가격차가
천차만별일 정도로 품질 격차도 커 ISP들이 라우터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기웹사이트를 갖고 있는 기업과 그지역 ISP를 연결하는 회선의 용량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웹사이트를 보유한 업체는 자사를 위해서라도 회선용량을증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들어 네티즌의 불만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인기웹사이트를 신속히
검색하도록 하는 프락시서버와 캐쉬가 관심을 끌고있다.

ISP가 운영하는 프락시서버는 최근에 네티즌들이 자사를 통해 접속한
웹사이트의 정보를 하드디스크에저장한다.

나중에 접속한 네티즌이 같은 정보를 찾을때 인터넷망을 거칠 필요없이
하드디스크의 정보를 검색하면 되는것이다.

데이콤과 제이씨현시스템등이 프락시서버를 설치, 운영중이다.

캐쉬(Caches)는 프락시서버와 기능은 같으나 네티즌들이 자신의 PC와
연결해 쓴다는 점에서 다르다.

자신이 최근에 인터넷을 통해 접속한 정보만이 하드디스크에 저장되는게
프락시서버와 다르다.

미러링이라는 복제기술도 인터넷체증을 줄일수 있는 하나의 해결책으로
꼽힌다.

ISP가 특정 웹사이트를 지정해 이 웹사이트의 정보를 자사의 서버에
정기적으로 자동복제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서울대에서 운영하는 교육망이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일부
웹사이트를 미러링하고 제이씨현시스템의 자바월드 홈페이지가 울산대망에
미러링되고 있다.

데이콤의 이창주 인터넷사업팀장은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지름길을
찾아내는 것도 인터넷 체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며 "ISP들이
제공하는 디렉토리 서비스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원하는 정보를 찾는 길이 멀면 멀수록 전송받는 정보의 양이 많아져
인터넷 체증을 야기 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