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인터넷 전문잡지사가 인터넷에 문화혁명을 소개하는 가상
박물관의 건립에 나섰다.

잡지 발간과 함께 인터넷을 통해 영어와 중국어로 된 뉴스를 제공하고
있는 중국의 차이나뉴스다이제스트(CND)는 문화혁명 30주년을 앞두고
이와관련된 인터넷상의 가상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혁명 자체가 중국내에서 공개적으로 다루기 힘든 민간한 사안이기도
하지만 최근들어 중국 당국이 인터넷을 통한 정보유출을 우려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어 가상 문화혁명 박물관 건립의 성사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66년에 시작된 문화혁명은 10여년간 지속되면서 중국사회의
전반에변화의 바람을 몰고왔던 역사적 사건으로 워낙 민감한 사안이어서
중국 정부는 어떠한 형태의 기념행사가 열리는 것도 바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입장에 CND의 반응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이다.

CND는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예산이나 당국의 승인이 없이도 가상공간안에
박물관을 지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가상 문화혁명 박물관 건립은 사회주의 국가의 검열체제가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서서히 무너져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를 만들고
있다.

중국 정부는 6년전 팩스가 들어올때도 반정부 학생들이 사용하는
단속하기힘든 무기로 보고 구입자의 등록을 의무화했으나 지금은 인기있는
상품이 됐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