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의 김준기회장이 지난해 동부화재에 이어 최근 동부건설
보유주식 전부를 미국에 유학중인 외아들 김남호씨(21)에게 무상증여한
것을 놓고 업계에선 고도의 "절세 전략"이라며 설왕설래.

김회장은 실제로 총선 다음날인 지난 12일 보유중인 건설주식
18.8%(77만1백75주) 모두를 남호씨에게 증여함으로써 증여세를 상당히
절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여당시 동부건설 주가는 1만3천8백원인데 비해 총선후 주가상승으로
17일 현재 주가가 1만5천4백원에 달해 주당 2천원 가까이 뛴 것.

이에따라 증여세율 40%를 감안하면 김회장은 5일만에 증여세를 무려
6억원정도 아낀 셈이다.

이에앞서 김회장은 작년 5월 동부화재(당시 한국자동차보험) 보유주식
17%(52만주)를 전량 아들에게 증여해 현재 주가로 따지면 1백30억원이상을
절세했었다.

증여당시 한국자동차보험 주가는 6천5백원이었지만 현재 동부화재주식은
주당 3만1천원대에 달하고 있기 때문.

이와관련, 업계관계자들은 "김회장이 아들에게 그룹 경영권을 이양하기
위한 장기적인 안목에서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을 때 주식을 증여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경영권도 넘기고 절세도 하는 일석이조의 전략을 구사한게
아니냐"고 풀이.

한편 김회장은 이번에 건설의 보유주식 모두를 증여해 이회사의
대표이사인 자신은 주식을 한주도 갖지 않게 됐다.

<차병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