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름이 넘실대는 바다는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다.

조금의 노력만으로도 언제 어디서든 볼수 있는 곳이 더이상 동경의
대상이 아닌 것처럼 바다속으로 쉽게 들어갈수 없는 우리는 바다를 더욱
신비스러운 동경의 대상으로 여기는지 모른다.

바닷속을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드나들며 육지와는 전혀 다른 미지의
세계를 탐험한다는 것은 생각 그 자체만으로도 벌써 우리 다이버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다.

88년 9월 8명의 발기인으로 창립대회를 갖고 회사의 정식 동호회로
등록한 우리 스킨스쿠버는 현재 서울 90여명, 울산 130여명의 회원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94년 필리핀 투어를 비롯한 수차례의 해외투어와 1년에 40회
이상의 다이빙을 시도하였고 95년에 봄맞이 국토 대청결운동의 일환으로
한강에 들어가 더럽혀진 한강을 청소하기도 했다.

올핸 5월에 필리핀 투어와 일본의 망언으로 관심이 더욱 높아진 독도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바닷속에서는 육지와는 달리 생각지 못한 여러가지 비상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

해초나 그물에 걸리기도 하고 조류에 휩쓸리기도 한다.

다이빙을 할때 어김없이 2인 1조를 이루는 것은 바닷속에서 일어나는
이런 비상사태에 혼자서는 제대로 대처할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93년 동호회에 가입하면서 스킨스쿠버를 시작하여 올해로 4년째에
접어들었다.

비록 많지 않은 경력이지만 바닷속의 멋에 흠뻑 젖어 다이빙을 할때면
어김없이 찾아드는 설레임에 소풍전의 초등학교 어린이처럼 들뜬다.

이제 바다에 심취해버린 내가 느끼는 스킨스쿠버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바닷속 신비를 탐험한다는데 있다.

각양각색의 산호, 이름 모를 고기떼, 수초와 패류들이 멋들어지게
엮어내는 환상의 나래를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설명이 가능하랴.

어디 그것 뿐인가?

가끔 싱싱한 해산물을 안주삼아 기울이는 소주의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갈수록 약해지는 체력보강에도 좋고 직원들 상호간의 단결력과 조직력을
기를수 있는, 무중력 상태의 쾌감을 느낄수 있는 스킨스쿠버.

바다를 사랑하고 탐험하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아, 바다의 싱그러움이 봄바람을 타고 내게로 온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