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서울 을지로의 음식점 "도원".

정오를 전후해 서울의 주요 상호신용금고 사장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이날처럼 매월 셋째주 수요일이면 이 음식점에 모여 점심식사를 함께
한다고 참석자들은 설명했다.

이렇게 해서 붙여진 별칭이 "삼수회".

이날 참석한 사람들은 박대원 보람금고사장, 조동래 서울금고사장,
박병근 신은금고사장, 김기선 영풍금고사장, 김성부 신중앙금고사장,
조지연 신한금고사장, 이경로 신신금고사장, 이영보 벽산금고사장, 황두연
동부금고사장, 박재원 동부금고전무등 모두 10명.

삼수회의 회원은 이날 참석하지 못한 이충구 우풍금고사장을 포함, 모두
11명이다.

현재 이충구사장이 모임의 간사를 맡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모두가 투자금융사출신 신용금고 전문경영인이라는 점.

투금사에 신용금고로 제일 먼저 자리를 옮긴 이는 이충구사장.

이사장은 지난83년 우풍금고 창립때 서울투금에서 우풍금고로 자리를 옮겨
지난 3월초까지 부사장을 맡아오다 최근 사장으로 선임됐다.

가장 최근 금고경영을 맡게된 이는 지난해 9월 신한투금전무에서 자회사인
신신금고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경로사장.

참석자들은 "지난해 9월까지는 비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다가 이경로사장의
합류를 기념, 매월 마지막 셋째주에 정기적으로 점심식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이 맡고 있는 금고는 과감한 금리인하와 투금식영업으로 업계를 리드
하고 있다.

특히 2명의 투금출신이 경영진에 포진해 있는 동부와 신한투금출신들이
경영진을 장악한 신신금고는 올초부터 어음할인금리를 대폭 인하, 현재
연12%대로 할인을 해주고 있다.

금고의 경우 6개월이하의 어음만 할인할수 있어 단기로 자금을 굴리려면
어음할인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수신도 법인등의 장기고금리예금은 사양하고 있으며 자금조달도 금리가
상대적으로 싼 콜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이에따라 이 금고들은 다른 금고들의 벤치마킹의 표적이 되어 왔다.

앞으로 이들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박준동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