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해서 제일 먼저 사내 컴퓨터 통신망에서 동호회 소식을
조회해 보는 것으로 하루 이로가를 시작한다.

유공 야구동호회 창단 멤버로 지난 15년간 활동해온 본인은 동호회
소식란을 통해 우리팀이 참여하고 있는 리그 (킹리그 3부)의 소식과
팀경기전적 등 전반적인 내용도 파악하고 주말계획도 세운다.

보는 야구가 아닌 직접 뛰는 야구를 좋아하는 50여명의 순수
아마추어들의 모임인 야구동호회는 회사내에서 가장 오래된 동호회중
하나다.

회사내 동호회 모임에도 X세대 바람이 불어 야구 같은 레포츠는
신입회원의 절대적인 가입부족에 시달리고 있지만, 야구는 일단 경기를
직접 해보면 일요일 단잠의 유혹을 물리치고 경기장으로 몰려 나올
정도로 재미있는 운동이다.

혹자는 야구를 인생과 비유하면서 그 규익과 작전, 그리고 때로는
치밀함에 찬사를 보내지만 유공 야구동호회는 여기에 가족과 함께라는
원칙을 한가지 보태어 언제든지 가족을 동반할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혼자만 즐기는 레포츠 보다는 동호회원과 그 가족 모두가 자연을
느끼면서 주말을 보낼수 있도록 하는데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유공 야구동호회 회원은 이사에서 여직원까지 50여명으로 되어 있는데
회장은 본인이, 감독은 이호규 과장 (소매지원 2팀), 총무는 유한섭 과장
(가스사업운영팀)이 장기집권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참가하고 있는
킹리그 3부외에 연중 행사로는 대학동호회 및 정부부서와 친선경기를
갖고 있다.

특히 유공 울산컴플레스 야구동호회와는 매년 정기전을 상호 방문으로
치르고 있는데 이는 14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중요 행사이다.

동호회가 구성된지 15년.

본인은 창단시 말단 후보선수에게 지금은 동호회장을 맡아 동호회의
산증인으로 대우받고 있으나, 정작 경기시에는 주전들에 밀려 감독
혹은 리너코치라는 한직으로 밀려나고 타석에 한번 설 기회가 거의
없어졌다.

그래도 유공이라는 한울타리속에서 회원들과 어울려 답답한 마음을
풀수 있는 자연과 어울리는 모임, 야구동호회가 곁에 있음을 감사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