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이순화씨(46)가 23~28일 프레스센터 서울갤러리 (721-5968)
에서 8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전원은 도시의 삶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우리에게 "약속의 땅"과
같아요.

나무와 풀, 물과 꽃이 어우러진 자연의 풍요로움속에서 복잡한
세상사를 잊고 영혼의 안식을 얻을수 있지요"

인간의 자연에 대한 동경과 회귀본능을 나무이미지를 통해 표현하고
있는데 대한 설명이다.

출품작은 300~500호짜리 대작에서 10호미만 소품에 이르는 "무제" 연작
30여점.

"이번에는 원거리 배경을 밝게 하는 대신 근경의 나무숲을 어둡고
단순하게 처리한 역광기법을 주로 사용했어요.

저 뒷편에서 전면의 나무사이로 스며드는 빛을 통해 항상 그리워
하면서도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자연의 품을 내면세계로 끌어 들인
거지요"

"나무 그리는 여자"로 불리는 것이 즐겁다는 이씨는 서양화를
그리면서도 "동양화의 번짐"과 "변형"의 수법을 즐겨쓴다고 말했다.

동양화의 번짐은 명확한 윤곽선을 갖는 서양화에 비해 자연의 포근함과
아늑함을 표현하기에 적당하다고.

하지만 "번짐 기법은 기름을 많이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바닥에 엎드려
그리는 때가 많다"고 털어놓는다.

이씨는 서울예고를 거쳐 미 일리노이주 퀸시대 미술과와 조지 워싱턴대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현재 동덕여대에 출강중.

< 정한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