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말에만 하더라도 붕괴의 우려가 감돌던 장세가 총선이 끝나고나자
활기를 찾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미 1년전부터 금리는 하락세로 기울어왔는데 이제와서
갑자기 저금리 현상이 부각되면서 돈의 흐름이 빨라졌다.

총선후 주가는 일주일 남짓한 시간동안 무려 80포인트가 급등해 이제
관심은 어디까지 회복할 것인가이다.

우선 장세 성격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

가장 먼저 인식할 문제는 현장세는 당국의 중시 부양책이 발동된 가운데
전개되고 있는 인위적 장세임을 잊어서는 않되겠다.

둘째는 금리의 하락도 저축의 중대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당국이 지준율
인하나 저금리 유도에 따른 정책 효과라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여기에다 총선후 여야영수회담 개최와 한미간 정상회담 개최등으로 한반도
안보와 국내정세가 일시적으로 안정을 보이고 있다는 심리적 상승 작용이
자극을 주고 있다.

따라서 장세셩격은 과거 금융장세적 성격을 띠고 있지만 인위적이고
한시적인 상황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증시란 마치 물위에 떠있는 돛단배와 같아서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주면 얼마간은 그 여세로 흘러가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일단 현 장세는 단기적으로 탄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탄력이 한계를 점치기 위해서는 전체의 통화규모와 시가 총액을 비교해
보고 장내 예탁금과 신용잔고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는데, 통화와 예탁금이
시가 총액과 신용잔액을 초과해 이 두가지 요건이 모두 추가 상승을 가능케
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미 당국은 급등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도 잊지 않고
있다.

그동안 미루어 오던 국민은행 주식 매각과 한국통신 주식매각을 즉각
발표하고 90년에 설립해 해체 시기를 미루어 오던 증시안정기금을 해체키로
방침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주가지수로 볼때 950포인트를 넘기게 되면 일단 단기적 거품주가로 보아
추격매수 보다는 순환매 리듬을 타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 아태경제연구소 소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