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통신사업 진출을 향해 숨가쁘게 달려왔던 재계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정보통신부가 사업자 선정의 잣대가 될 세부실사기준을 발표,
이제 관심은 6월말로 예정된 최종심사결과에 쏠리고 있다.

신규통신사업 허가를 신청한 컨소시엄의 대표들로부터 사업계획의
우수성 기술력 등 각자의 강점을 들어 차례로 소개한다.

첫번째는 개인휴대통신(PCS)분야 통신장비제조업체군.

< 정건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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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통신산업경험과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싼 요금의 서비스를
제공해 통신의 공익성을 실현하겠습니다"

LG그룹이 대주주로 참여, 개인휴대통신(PCS)사업참여를 위해 구성한
LG텔레콤의 정장호 대표(LG정보통신사장)은 허가권획득 가능성에 대해
"안될 이유를 발견못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 일찌감치 목표를 PCS에 두고 자신의 주도하에 일관되게 추진해와
책임있는 경영주체를 중심으로 효율적으로 사업을 할수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LG텔레콤은 장점으로 늘 기술력을 앞세웠는데 이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로 어떤 것을 들수있나.

"디지털이동통신기술인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분야와 통신사업의 경험
등 크게 두가지다.

CDMA기술에서 우리가 앞서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상대방이 못쫓아올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쪽이 못가진 오랜 통신사업 경험을 지녔다.

지난50년대부터 통신장비생산에 나서 CDMA외에 다른 장비까지 포함한
복합적 기술에서 앞서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신규통신사업자 선정때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진출계획도
중요하게 고려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을 제시했나.

"크게 두가지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첫째는 CDMA패밀리를 형성하는 것으로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CDMA기술을
확산시켜 다른나라로 나가는 전략이다.

미국 넥스트웨이브사에 장비를 공급키로 했으며 샌디에고에 생산공장을
설립중이어서 기초는 이미 닦았다.

또하나는 우리가 직접 나가는 방법으로 현재 3개국에 기술지원, PCS허가를
신청해놓고있다"

-중소기업지원 등 국내연관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계획은.

"부품국산화를 집중 추진할 생각이다.

우선 오는5월중순부터 우리회사의 정보기술훈련원(ITTI)에서 CDMA기술
교육을 실시하고 전문분야별 희망업체를 골라 교육을 시킨다음 공동개발
한다는 3단계전략을 세웠다.

부품국산화를 통해 장비의 원가를 30%이상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세대기술이나 표준화에 관련된 계획은 어떻게 마련했나.

"차세대기술개발에서는 표준화가 매우중요하다.

이미 관련기관이나 기업끼리 기술적인 문제에 관해 협의하고 있다.

표준화는 또 설비투자를 최소화할수 있는 효과를 낸다.

PCS요금을 기존 이동전화의 절반이하 수준으로 낮춰야 하는데 이러려면
장비가격을 낮춰 투자를 줄여야한다.

8천3백억원만 투자하고 40%의 여유용량을 갖출수 있는 것은 우리만이
할수있는 일이다"

-이번 통신사업자 선정때 도덕성을 따진다고 해서 뒷말이 많다.

"기업경영에서 도덕성과 경제성은 사람의 두다리와 같다.

완전한 균형이면 가만히 서있을수밖에 없고 다소 불균형이 있어야 걸어갈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남이봐서 알수있는 정도여야 한다.

도덕성에 치중하면 회사가 망하고 경제성으로 기울면 도둑소리를 듣는다"

-삼성과 현대가 연합한 에버넷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라고 보는 부분은.

"아무래도 세력면에서 약하다.

2대1이니까.

그러나 내면에서는 오히려 더 강하다.

저쪽은 사실 협조만할수 없는 사람들이 모인것 아니냐.

병력많다고 전쟁에서 꼭 이기는것 아니다"

-자금력에서는 상당한 열세라고 보지 않나.

"자금은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된다.

투자규모가 8천3백억원으로 자본금 만 5천억원이므로 충분하다.

자금은 문제가 안된다.

기술력이 먼저다"

-삼성의 연합제의를 왜 거절했나.

"양심의 문제다.

대기업간의 협력은 기술등 특수한 국부적인 분야나 해외에서나 하는
것이지 국내에서는 경쟁해야 한다.

대기업의 연합은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도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 그룹의 어느누구와도 상의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여러 분야에서 연합바람이 불어 단독 진출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을텐데.

"사실 실무자들이 지역분할경영체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나는 "위탁경영"의 개념을 내세워 3일동안 토론 끝에 설득시켰다.

지역별로 전문능력이 있는 중견.중소기업에게 통신망의 운용보전과
등록업무를 맡긴다는 것이다.

사업 성공을 위한 최선의 해답이다"

-주주구성내용을 아직 공개하지 않아 여러가지 억측을 낳고있다.

"삼성이나 현대와 거래하는 주주들이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필요하다면 밝힐생각이다.

또 언론사는 4개사가 참여했다"

-데이콤 지분이 통신사업 진출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LG그룹이 데이콤의 주식을 사실상 10%이상 보유해 통신사업 신청자격이
없다는 지적이다.

"언론이 너무 흥미위주로 다루는것 같다.

이것은 통신사업이나 데이콤의 본질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데이콤은 정부가 설립해 한국통신과 경쟁시키기위해 강압적으로 운용하는
회사다.

2000년이 넘어가면 모를까 그이전에는 민간기업의 경영권 장악은 생각도
못한다"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지금 답안지를 낸 수험생 심정일 것이다.

몇점쯤 받을 것 같나.

"예측불가능하다.

그러나 자구 하나까지 직접 손볼 정도로 열심히 했다.

지금까지 만든 사업계획서 가운데 가장 만족스럽다.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면 당연히 선택될 것이다"

-점수차이는 얼마쯤 날 것으로 보나.

"당초는 판정승이 아닌 TKO승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해놓고 보니 분위기가 그게 아니더라.

역시 상대방이 강하기는 강하더라.

다소 성의가 있어 보이더라는 소리가 들리는 정도다"

-준비를 끝마치고 나서 아쉬운 부분은.

"최선을 다했다.

계획서를 내기 전날 일요일 저녁에 나와 계획서에 때가 묻을까봐 장갑을
끼고 사인할 정도로 정성을 다했다.

사업계획서를 여러번 만들었지만 만족감을 느낀 것은 처음이다.

나 개인으로도 일생을 매듭짓는 걸작을 만들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