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뚜렷한 민족성이 담겨져 있는 작품들을 써왔음을 알수 있다.
인도의 시인 타고르가 그러했고, "25시"의 작가 게오르규도 그랬다.
우리나라 문학이 나름대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 훌륭한 작가나 작품들을
많이 배출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노벨상에 거론될 무엇도 없는걸
보면 그 역사성과 민족성이 결여되었기 때문이 아닐까도 싶다.
해방이후 신(신)문학과 소위 모더니즘의 영향으로 지나친 서구문명의
모방이 불러들인 폐해라 하지 않을수 없다.
그러나 역사의식과 민족성의 결여가 비단 문학세계 단 한분야만에서만의
폐해일까?
기술분야는 물론, 기업문화에 이르기까지 결핍증세를 보이긴 마찬가지다.
요즘 저마다 세계일류기업으로의 진출을 표방하고 그에 대한 선전과
노력들이 한창이다.
바야흐로 세계화 국제화가 당연시되고 21세기를 준비하는 필수 요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평범한
진리를 잊고 있는 듯 싶어 아쉽다.
세계화 국제화 시대에 발맞춰 세계일류를 지향하면서도 그 대상은 늘 외국
의 인물이나 그들의 업적에 초점이 될뿐, 과거 우리자신이 세계최초이며
일류였던 업적은 왜 내세우지 않고 있는 것일까?
우리민족만의 독창적 한글 창제가 그러하고, 서양보다 200여년이나 앞선
금속활자와 측우기의 발명등 지난 역사 동안 얼마든지 자랑할만한 세계적
업적들이 있음에도 굳이 감추어 두기만 하는건 지나치게 한국적인 겸손은
아닌가.
대중매체를 통한 기업문화가 국민들의 정서에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가 그 위력을 안다면, 아무리 세계화를 표방하는 간단한 선전문구에서
부터라도 우리 것에 대한 자긍심을 일께워 주는 역할을 하나쯤 짊어져도
좋지 않을까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