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말 석유화학 투자지도방안 폐지 후 유화업계로 하여금
민간투자자율조정협의회를 구성토록 해놓고도 현재까지 이의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 주지 않고 있어 논란.

이에따라 민간협의회 구성을 위해 준비작업을 한창 벌이고 있는 업계는
"허공에 집을 짓는 꼴"이라며 볼멘소리.

통상산업부는 유화투자 지도방안이 없어진 후 대규모 신증설을 합리적으로
조정키 위해 업계 스스로 협의회를 구성토록 하는 방안을 마련, 이를
지난달말 산업정책심의위원회(위원장 재정경제원장관)에 올리기로 했으나
여태껏 상정조차 못하고 있는 것.

이는 재경원이 나웅배부총리와 경제장관들의 바쁜 일정을 이유로 산정심을
열지 않고 있기 때문.

이에대해 통산부관계자는 "당초 이 사안은 산정심 위원들의 서면결의로
처리할 계획이었는데 재경원측이 산정심 개최 실적이 저조하다며 위원회
개최를 주장했었다"고 말하고 "그런데도 재경원이 아직까지 개최일정 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재경원쪽에 화살.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의사결정 지연으로 업계의 투자조정협의기구가
발족되더라도 자칫하다간 공중에 떠버릴 판"이라며 불만을 토로.

재경원 관계자는 "산정심이 늦어지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며 "가능한 한 내달중엔 반드시 산정심을 열 예정"이라고 해명.

<차병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