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사시.사훈이 한결같이 추상적이고 인격수양적인 용어들로
가득차 세계화 추세에 부적절한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경영전문지 월간 "현대경영"이 우리나라 주요 5백대기업의
사시사훈의 키워드( Key word )를 조사한 결과 현대 삼성 LG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인화" "단결" "성실" "근면" 등을 키워드로 하는
사시.사훈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5백대 기업들의 사시사훈 중에서 10대 키워드를 추출해
본 결과 "인화"를 채택한 기업이 1백70개사로 가장 많았고 창의(151),
성실 (128) 단결(107), 봉사(88), 근면(71), 책임(67), 창조(49), 협동(42),
노력(38) 등의 순이었다.

이같은 사시사훈은 과거 양적성장을 추구하던 시대의 가치관으로서
혁신과 품질.기술개발로 세계제일의 상품을 개발해야 되고 고객위주의
경영을 펼쳐야 하는 시대 상황과 동떨어진 것으로 지적됐다.

반면 세계적인 초우량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보편적 키워드인
"고객만족"을 사시사훈으로 쓰고 있는 기업은 전체의 6.8%, "기술"은
6.4%, "인재육성" 4.4%, "합리주의" 4.2%, "품질" 2.4%에 불과해
사시사훈의 세계화작업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LG그룹이 지난 90년 인화단결이라는 경영이념을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 인간존중의 경영"으로 바꾼 것과 삼성이 93년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에 공헌"이라는 신경영이념을 채택, 사시사훈의
세계화에 앞장선 것으로 평가됐다.

< 장진모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