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만한 명약이 또 있을까.

강우석 감독의 "투캅스2"는 관객을 웃기는 데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94년 개봉됐던 전편에 비해 액션이 크게 강화되고 스케일도 훨씬
커졌다.

구성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투톱시스템.

시나리오와 연출을 김성홍 강우석 콤비가 맡고 주연배우에 박중훈
김보성, 여주인공에 지수원 김예린이 기용됐다.

눈치 빠르고 타협에 능한 고참 형사 안성기역을 박중훈이 잇고, 강직한
신참 형사역을 김보성이 물려받았다는 차이외에 상황은 전편과 별로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들의 행동방식이나 사건전개는 판이해 변화된 시대의 풍속도를
보여준다.

세속에 찌든 강형사는 신출내기 이형사의 "꽉 막힌 처세" 때문에 속이
타지만 급기야 관내 업소를 돌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경제사회"를
뒤흔든 그에게 혼쭐이 난다.

돈봉투를 박스째 쓸어오는 "간 큰 녀석"앞에서 "역사 흐름에 동참해
반만 먹겠다"고 큰소리치는 강형사는 현실의 치부를 밉지 않게 드러내는
익살꾼.

엎치락 뒤치락하던 두사람이 사격 연습장에 나란히 서서 스스로의
허상을 과녁삼아 방아쇠를 당기는 장면이라든지 혼자 남은 이형사의
총알이 자꾸 빗나가는 대목에서는 이들의 잠재된 갈등 의식이 엿보인다.

그러나 "형만한 아우 없다"고 했던가.

전편이 가진 미덕, 즉 "성역"으로 여겨졌던 경찰조직을 위트와 유머로
풍자했던 사회성이 뒷전으로 밀리고 화려한 액션이 그 자리를 대신한
느낌이다.

이는 "생각많은 형"에 비해 "눈치볼것 없는 아우"로서의 활달함을
살린 대목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깊이가 덜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폭력계의 대부를 검거한 뒤 박중훈이 반장으로 승진하는 결말부분과
새로 전근한 속물형사 조형기의 출현은 "투캅스3"의 제작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으로 비친다.

( 27일 서울 녹색 시네마천국 개봉 예정 )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