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길이 열려요!"

일순간에 바다가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은 언제 보아도 신비감을
불러 일으킨다.

전남 진도 앞바다가 갈라져 바닥이 드러나는 때를 맞춰 여는
영등 축제가 올해는 내달 3일부터 5일까지 3일동안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
야외 공연장에서 성대하게 벌어진다.

매년 음력 3월초순쯤이면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마을
사이 2.8km의 바다가 해수간만의 차로 해저사구가 40m폭으로 물위에
드러나 바닷길을 이루는데 이것을 "영등살"이라고 부른다.

올해 바다가 갈라지는 날자는 축제기간인 3-5일 3일간이고 시간은
오후 5시30분부터 6시30분까지 1시간 정도다.

영등살 현상을 목격하려면 행사 당일엔 관광객 폭주로 진도 대교에서
부터 심한 교통체증을 빚으므로 오전중에 현장에 미리 도착할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다.

올해로 19회째를 맞는 영등 축제는 지난 75년 당시 주한 프랑스대사
"피에르랑디"씨가 현장을 목격하고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라 감탄하여
프랑스 신문에 소개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그래서 매년 영등 축제를 보러오는 국내외 관광객이 30여만명에
이르고 있다.

금년 영등 축제는 예년과 달리 영등살의 전설과 관련된 뽕할머니상
제막식 (3일)을 거행하고 진돌이행진 (4일), 영등살의 밤(4일),
어린이 백일장(5일), 수상 스포츠 행사들을 추가했다.

또 관광객들이 신비한 현상을 보는데 그치지 않고 바닷길을 직접
걸어보도록 유도하기 위해 바닷길 현장의 중간지점에서 2,000명에게
기념품을 주는 이벤트로 갖는다.

한편 진도군은 2억4,000만원을 들여 녹진도로변 등 주변도로 22km에
꽃길을 새로 조성, 축제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 노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