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수백명에 달하는 미최대 성희롱소송으로 미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미미쓰비시 모터 메뉴펙처링 아메리카(MMMA)의 성희롱 사태에서
미쓰비시측이 돌연 "백기"를 들었다.

회사직원들을 동원해 고용균등기회위원회(EEOC)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등 강경자세로 일관하던 MMMA가 화해의 길을 모색하고 나선 것.

오히노우에 츠네오 MMMA회장은 25일 EEOC가 이달초 제소한 성희롱 소송과
관련, "EEOC와 교섭의 자리를 갖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MMMA는 EEOC가 제소한 이후 줄곧 초강경자세로 맞서 왔다.

지난 22일에는 2천5백여명의 직원을 동원,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공장에 전화를 설치, 직원들에게 변호사나 언론사에 전화해 항의하도록
직원들을 부추기는가 하면 유수 홍보회사인 포웰테이트에 대응전략 마련을
위해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이렇게 강경자세로 일관하던 미쓰비시가 돌연 자세를 바꾼 것은 일본
본사의 강력한 "경고" 때문이었다.

조업부진등으로 가뜩이나 적자에 허덕이는 경영 "낙제생" MMMA가 "말썽"
까지 피웠으니 본사에서 곱게 볼리가 없다.

이렇게 가다간 회사이름에 먹칠만하겠다고 판단한 본사는 "강경자세는
오히려 일을 그를칠 뿐"이라고 점잖게 경고의 말문을 뗐다.

그리고 나서 MMMA의전면 리스트럭처링을 통해 MMMA의 "적자병"에 대해
본격 수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누적손실을 크게 줄이고 빠르면 올해안에 MMMA에 추가투자,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를위해 미쓰비시자동차는 95회계연도(4월-96년3월) 결산에서 MMMA주에
대해 평가액을 현재 4백억엔에서 1백억언으로 약 3백억엔 낮추고 MMMA의
감자도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MMMA의 모회사인 일본 미쓰비시자동차는 경영지진아가 저지른 말썽을
해결하느라 회사힘을 낭비하기보다는 조속히 수습하고 싶은 심정이다.

EEOC측은 이미 화해용의를 밝힌 상태여서 미국 전역을 들끓게 했던 미.일간
성희롱싸움은 미쓰비시의 "조기진화"에 따라 예상외로 쉽게 막을 내릴 전망
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