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많은 가정에선 지금 이웃나라 일본 홍콩의 위성방송을 시청하며,
"왜 우리는 남의 것만 보고 있어야 하는가"하는 아쉬움을 갖고 있다.

지난 95년 8월5일 미국 케이프 커내버럴 미공군발사장에서 무궁화호를
탑재한 델타로켓은 엄청난 굉음과 불꽃과 함께 하늘로 치솟아 우리 4,300만
국민의 염원이었던 "한국의 우주시대"를 개막했었다.

그때 언론에선 무한한 성장 가능성의 위성사업 청사진을 잇따라
소개했었다.

그로부터 8개월여가 지난 지금 그때의 화려했던 장미빛 그림은 한마디로
"실망" 그것일 수밖에 없다.

여러가지 개발해야할 기술적 과제들은 그렇다치더라도 지난 연말 준비한
정부의 통합방송법이 국회에서 폐기되어 값비싼 위성방송채널을 사용하지
못하고 허송세월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하루에 2,000여만원씩,한달이면 7억2,000만원씩 하늘에 날리고
있는 셈이라니 말이나 되는가.

며칠 안남은 5월이 되면 일본 위성방송이 한국어로 어린이 대상 프로와
일반 교양프로를 한반도에 방영할 것이라는 데, 우리나라 방송사나 기업체
에서는 관련법 미비로 외국의 문화침투에 속수무책인채 바라만 보고 있어야
된다니 안타깝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통합방송법 차질은 단지 막대한 무궁화위성 손실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위성방송과 연관된 국내 장비업체들도 손을 놓게 하므로 위성방송과
연관된 국내산업이 일본등 외국업체에 선점되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미래를 선도할 무한한 국내 위성사업에 대한 유.무형의 손실이 일반의
상상을 훨씬 뛰어 넘는다는 말을 들으니 지금에 와서는 누구를 위하여 법이
있어야 하는지도 알수 없다.

정부는 지난해 폐기된 통합방송법을 대폭 손질, 가능한한 빨리 임시국회에
내놓을 계획이지만 연내에 이 법이 통과되더라도 사업자 선정 방송준비등의
기간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허공에 돈을 날리는 일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어쨌든 늦었으나마 정부와 국회는 관련제도와 법안을 제대로 마련해
미래산업의 꽃인 위성사업을 하루라도 빨리 본격화할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란다.

이선국 < 광주시 장동 31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