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의 놀이시설이 안전관리에 문제가 많다는 언론보도는 우리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놀이시설을 갖춘 전국 주요공원및 유원지 50곳에 대한 내무부의 안전관리
실태 점검결과에 따르면 모두 239건의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말하자면 유원지 1곳마다 약 5건의 각종 안전 위해사항이 도사리고 있다는
계산이다.

안심하고 즐겨야할 놀이시설이 사고의 위험이 있다면 시민들은 "죽음의
놀이"를 하는 셈이 아니겠는가.

이 또한 후진국형 병폐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드러난 문제점을 살펴보면 공중회전시설 철제기둥의 기초콘크리트가
부실하다든가, 의당 갖추어야할 안전장치와 구난장비가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그런가하면 안전관리 전담요원을 전혀 배치하지 않거나 심지어 고압전선을
지상에 노출시키는 사례도 적발됐다.

이러한 문제는 모두가 시설운영자들의 "대충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문제는 아무리 사소한 부실.위험요소라 할지라도 놀이시설의 허술한
안전관리는 고귀한 인명사고로 이어질수 있다는 점이다.

놀이시설을 갖춘 공원과 유원지는 시민 모두가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된지 이미 오래다.

이들은 한결같이 "서비스 제일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고객서비스의 제일 중요한 항목은 놀이시설의 "안전"이다.

이 점에서 놀이시설 안전관리및 기준에 대해 관계당국의 단속강화는
당연한 것이지만 무엇보다도 놀이시설 운영자의 안전의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혁진 < 서울 금천구 독산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