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회담과 관련 북한의 입장표명이 지연되고 있는가운데 남북한이
중국 북경 등지에서 비밀접촉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27일 정부당국자는 "홍지선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북한실장이 북한과의
경협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북경시내 모호텔에 묵고 있다"고 밝혔다.

홍실장은 지난 26일 낮 싱가포르를 떠나 북경에 도착한 후 이 호텔에
투숙했으나 북한측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홍실장은 지난해 5월 북한 삼천리무역총회사측과 비밀접촉을 통해 남
북쌀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으로 이번 북경방문은 남북회담과 4자회담성사를
위해 북측과의 협의채널을 가동한다는 정부방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방미중인 이종혁북한노동당부부장이 북경쌀회담재개를 언급한 상
황에서 정부가 27일 경협사업자 추가승인조치를 발표한 것은 북경비밀접촉
을 지원,남북회담과 4자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당국자는 "홍의 북경방문은 4자회담과는 무관하며 일상적인 업
무의 일환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5일 "남북한간 비밀접촉은 현재까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 허귀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