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승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 부원장/내과교수>

혈압은 심박출량과 말초혈관의 저항에 의해 결정된다.

동맥경화로 혈관벽이 두꺼워지거나 말초혈관의 저항이 증가할 경우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

또한 심박출량이나 혈장(혈액중 액체성분)량의 증가로 혈압이 상승하기도
하는데 갑작스런 운동을 하게 되면 심박출량이 증가돼 일시적으로 혈압이
올라간다.

그리고 비만증이나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앓게 되면 심박출량과 혈장량이
증가해 혈압이 지속적으로 상승,결국 고혈압이 생긴다.

이런 경우는 대개 2차성 고혈압으로 심박출량과 혈장량을 증가시키는
원인을 제거하면 혈압이 정상화된다.

본태성 고혈압은 유전되는 경향이 짙다.

일반적으로 고염식은 고혈압을 유발한다고 인정되고 있지만 짠음식을
즐긴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고혈압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유전적 원인에 의해 염분에 대한 예민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신장에서의
나트륨 배출능력이 감소하며 스트레스에 의한 교감신경의 반응이 점차
증가해 고혈압이 생기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정상인은 체내에 염분이 일시적으로 축적될 경우 삼투압 균형을
이루려고 혈장량이 증가하고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이때 신장에서는 요(뇌)배설량이 많아져 혈압이 정상화되지만 신장의
나트륨 배출능력이 떨어진 사람의 경우에는 혈압상승이 계속되고
각 기관으로 가는 혈류량이 필요이상으로 증가한다.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될 경우 말초혈관저항이 증가하고 고혈압이
생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계가 자극돼 "에피네프린"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혈관을 수축시키고 심박출량을 증가시켜 혈압을 올린다.

일시적인 스트레스도 자주 반복될 경우 혈압상승이 계속돼 결국
고혈압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음주나 흡연은 교감신경계를 더욱 항진시켜 고혈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고혈압에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은 음주 흡연 짠음식 운동부족
비만 등 고혈압을 일으키는 요인을 덜어줘야 한다.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은 매우 다양한데 주로 혈관에 생긴다.

합병증은 눈 뇌 심장 신장 등의 기관에 나타날수 있다.

눈에 오는 합병증으로는 망막출혈과 망막혈관경색 등을 들수 있다.

뇌혈관 합병증은 우리나라에서 고혈압합병증중에서 가장 흔한 빈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흔히 중풍이라 불리는 뇌경색과 뇌출혈이 대표적인
것이다.

심장에는 울혈성심부전이 생길수 있고 동맥경화로 인해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

신장에는 초기에 요량감소가 나타났다 단백뇨로 진행되며 결국에는
만성신부전으로 치달을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