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판화이다.
판화는 다른 미술품과 달리 여러 장을 제작한 것이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고 특유의 아름다움도 갖추고 있어 대중화되기 쉽다는 장점을
지닌 때문이다.
그러나 종종 생기는 오해는 판화가 인쇄물과 같은 것이라거나 가격이
싼만큼 작품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등이다.
판화가 원화의 대용품으로 인식되는 것은 옳지 않다.
왜냐하면 판화는 매체가 틀린 미술의 독립된 장르이기 때문이다.
또한 판화는 복수 미술품이나 인쇄물과 확실히 구분되는 점들을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판화는 한정제작을 특징으로 하는데 우선 에디션(edition)이
있다.
에디션은 몇 장의 작품이 작가에 의해 만들어졌는가를 나타낸다.
가령 23/100이라는 숫자가 판화작품에 쓰여 있으면 전체 100장을 찍은
가운데 23번째로 찍은 작품이라는 뜻이다.
보통 50에서 100의 에디션으로 제작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많게는 500,
적게는 20의 에디션도 가지며 이는 제작시 작가가 결정한다, 숫자가 없이
AP와 같은 표시가 있기도 한데 이는 작가보관용으로 별도로 제작되는 AP
(artist proof)판이다.
그외 공방 보관용으로 제작되는 HC(hors commerce), 시험으로 찍어보는
TP, 혹은 SP가 있고 작품을 교환하기 위한 PP와 에디션을 끝내고 더이상
안찍는다는 뜻으로 판에 상처를 낸 다음 찍는 CP가 있다.
이런 경우는 전체의 10%를 넘기지 않는다.
그리고 보통 아라비아 숫자로 표시되는 일반 에디션 넘버가 있는 것이다.
수요자들이 접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아라비아 숫자로 표시된 작품들이며
AP와 HC는 작가 생존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일반 미술시장에서유통되지
않는 것이 관례이다.
기법에 따른 분류는 석판화 고무판화 목판화 실크스크린 에칭 아쿼틴트
메조틴트 등이 있으며 한번만 찍어낼 수 있는 모노타입 판화라는 것도
있다.
가격은 대체로 판화 제작시 과정이 복잡할수록 비싸게 된다.
예를들면 미로의 동판화는 같은 크기 혹은 훨씬 큰 크기의 석판화 보다
2배이상의 가격에 거래된다.
또한 구입시 해석판화와 오리지널 판화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해석판화는 판화의 모체가 되는 원작이 있는 것이며 오리지널 판화는
판화제작만을 위해 작품을 하는 경우이다.
가격차이 또한 심한 경우 10배이상 나는 경우가 있다.
판화는 투자가치가 있는가.
외국의 예를 보면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판화작품 뿐만 아니라 수억원
이상을 호가하는 판화작품도 있다.
우리나라도 판화작가와 수집가들이 증가하면서 작고작가들의 경우 이미
상당한 가격을 형성했고 중견 원로작가들의 판화도 계속 상승세에 있다.
소장작가들의 개성적인 판화작품은 심미적 가치와 함께 투자의 장래를
충분히 점쳐 볼 수 있을 것이다.
< 가나미술문화연구소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