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앞으로 다가선 21세기에도 관연 미국이 군사적 경제적 초강대국으로
국제관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계속 행사할수 있을 것인가?

앞으로 전개될 국제관계를 유심히 관찰하면서 감상할 만한 대목의 하나
이다.

제2차 세계대전후 미국과 소련을 양축으로 냉전이라는 독특한 분쟁형태가
나타난 것은 핵무기의 존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핵전쟁하에서는 어느 국가도 승자가 될수 없기 때문에 평화도 전쟁도
아닌 새로운 국제정치 상황을 연출하게된 것이다.

미국을 세계 GNP의 40%를 차지하는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트루만애
봉쇄정책과 마아샬계획등에 의하여 자유진영을 지원한 대신 소련은 군사적인
지원과 세계인민의 단결을 외치면서 세력확장을 추구하여 왔다.

1960년이후 미국과 소련간의 핵의 균형은 전략핵경쟁을 유발하기도 했지만
핵의 상호억지를 가져와 냉전대치로부터 긴장완화와 평화공존의 방향, 즉
미국과 소련의 지배에 의한 평화(Pax Russo-Americanna)단계로 이행됐다.

미국은 베트남전쟁의 패전, 달러화의 위기, 무역과 재정면에서의 엄청난
쌍둥이 적자, 인플레와 실업의 증가로 초강대국으로서의 지위가 흔들리기도
했으나 1990년 이후 구소련이 붕괴된 상황에서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영향력
을 계속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인 면에서는 일본으로부터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본의 경제력을 보면 50년도에 GDP가 미국의 2.5%에 불과하던 것이
94년도에는 68%까지 육박했으며 무역수지면에서는 94년도에 미국이 1천
6백억달러 적자인데 반해 일본은 1천2백억달러 흑자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첨단기술분야에서도 놀란만한 속도로 미국을 추적하고 있다.

이와같은 일본의 경제력 향상은 미국의 영향력 감소와 직결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클린턴 행정부도 냉전이후 국력의 일차적 요소가 군사력이 아니라 경제력
이라 보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내정책과 함께 통상을 국가안보의 최우선
순위에 둔 강력한 통상정책을 통하여 미국의 경제를 상당한 수준 회복시켜
놓고 있다.

94년도에는 88년도이후 가장 높은 4%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는가 하면
재정적자도 3천억달러 수준에서 2천억달러 수준으로 대폭 개산됐었다.

미국이 경제를 재건하고 힘을 부활시켜 국제관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계속
행사할수 있는 제이주의를 유지할수 있을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