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을 방문중인 김정우 북한 대외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은 북한이 남북
한과 미국 및 중국이 참가하는 4자회담에 참석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이 회
담제안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더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28일
워싱턴 포트스지가 보도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4개국에서 누가 협상에 참여할 지 등(4자회담 제의에) 명확
하지 않은 점이 있기 때문에 북한은 이 제안(의 내용)이 분명하지 않은 것으
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부위원장은 4자회담 대신에 미국과 쌍무협상을 해야 한다는 북한의 오랜
입장을 되풀이 하면서도 북한정부가 더 많은 내용을 파악했을 때 명확한 대답
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4자회담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을 남겨놓았다.

이와 관련,미국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 양국정부가 한반도의 정전
협정에 대체할 조약을 만들어내기 위해 필요하다면 어떠한 수준에서라도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북한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관리들은 미국이 뉴욕에서 북한과 실무급 접촉을 갖고 4자회담 제의문제
를 토의했으며 북한이 지난 91년 이래 남북대화를 회피해왔지만 미국은 남북
한이 직접 대화에서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을 마련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
다.
한편 김부위원장은 지난 26일 미국무부 토머스 허바드 부차관보와 회담에서
미국의 추가 식량원조와 대북한 무역 및 투자규제 해제 등을 요청했다.

특히 그는 북한이 미국의 상징적인 조치보다는 미국내 북한재산 동결 해제
등 실질적인 조치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허바드 부차관보는 추가 식량원조 계획이 현재로서는 없으며 미국
은 미국의 관심사항에 대해 북한이 입장을 밝히는 대로 가급적 신속하게 북한
과 관계를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