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차량"이란 말은 혼자 타고 가는 승용차를 일컫는 말이다.

교통체증이 만연하게 되자 방송사등 언론매체들과 일반인들은 교통체증이
승용차를 가진 사람들의 불요불급한 운행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특히 혼자
타고 가는 사람들 때문에 이러한 체증이 심화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비난의 내용은 "나홀로 차량"들이 혼자만의 편의와 이익을 위해서 타인들의
불편을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한 교통체증의 심화가 국가적으로
물류비용을 증대시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이러한 논리가 공정성이나 경제적 효율성의 측면에서 타당한 것인가.

자가용을 보유한 사람은 누구나 차량을 구입하는 순간부터 교육세 특별
소비세를 포함한 16종류의 세금을 납부하며 차량의 운행시에는 공장도
가격의 2.5배에 달하는 휘발유 특별소비세를 내고 기타 자동차 관련 세금들
을 차량을 처분할 때까지 납부하게 되어 차량을 3년여 유지하고 나면 세금
으로 납부한 돈이 차량의 금액과 동일하게 된다.

이러한 세수는 사회간접자본인 도로 항만 공항 지하철등을 신설하거나
확충하는 재원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모든 국민이 이 시설들의 혜택을
누린다.

즉 자가용을 운행하는 사람들은 타인들에 비해서 사회간접자본을 사용하는
비용을 상대적으로 많이 부담하여 자신들이 누리는 편익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그들이 누리는 편익을 다른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해서 비난
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할수 있는가.

또 "나홀로 차량"이 경제적인 효율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생각도 옳은 것이
아니다.

한 대에 1,000만원 이상을 지불하고 산 차가 주차장에 수십일씩 방치되고
교통상황 때문에 1년에 1만 주행도 어렵다는 것은 엄청난 자원의 낭비라 할
수 있다.

각종 신도시들의 베드타운화, 적절한 대중교통 수단의 결여, 생산 유통
문화시설과 교육및 행정기관들의 서울및 대도시 집중등은 각 개인들의 여행
거리를 연장시키는 주어진 생활환경이다.

이렇게 교통수요 유발적인 환경아래서 자신이 손수 운전하는 차량으로
필요한 일들을 하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이지 않은가.

혼자 탈것인가, 여럿이 탈것인가는 각 개인의 선택의 문제이지 비난의
대상이 될수 없다.

오히려 그러한 독자적인 선택을 존중하고 발생하는 문제들을 합리적으로
처리하려는 의지가 시장경제 체제를 보다 효율적이게 만들수 있으며 사회적
인 만족도도 높일수 있다.

이주선 < 한국경제연 선임연구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