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은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미래금융팀"을 신설했다.

금융산업의 새로운 조류로 부상하고 있는 전자금융 인포메이션테크놀러지및
M&A(기업인수합병)등을 연구 조사, 금융환경변화에 대응한다는게 취지였다.

일반인에겐 낯설기 그지없는 이름이지만 은행으로선 절박했다는 과제이다.

"과거 조직보다는 신규 소규모팀이 보다 능률적일 것이란 판단때문이었다"
(강신중신한은행전무).

올해초 등장한 국민은행의 "리스크관리부"나 조흥은행의 "전자금융팀"도
생소함에선 다를 바 없다.

국민은행은 앤더슨 컨설팅사의 경영진단을 받은 결과 리스크관리가
시급하다는 권고를 받았다.

경영진도 리스크관리의 실패로 망해가는 외국은행 사례를 보았음인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래서 조직이 만들어지고 김유환부장이 책임자로 임명됐다.

그러나 "발령받았을 때 리스크란 단어외에는 아무것도 몰랐다"는게
김부장의 솔직한 고백이다.

정작 와서보니 "도처에 리스크가 산재해 있고 은행의 사활도 여기에
달려있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와 같음에도 리스크를 조직적인 차원에서 관리하는 국내은행은
좀체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국내은행들의 조직개편은 아직도 고객기반을 강화하거나 영업을
확충하는데 맞춰져 있다.

고객중심으로 유사부서를 통폐합하는 것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변화의 바람은 여기에도 불어닥쳤다.

경기은행은 연초 "공금업무팀"을 신설했다.

말그대로 도.시금고의 유치를 본격화하겠다는 의도였다.

지방화시대라서 명분도 그럴 듯했다.

미래금융팀이나 리스크관리부처럼 무형적인 자산을 일궈내고 가꾸는
작업도 중요했지만 자산이 턱없이 부족한 지방은행으로선 영업력 강화가
더 절실했던 것이다.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응, "판"을 새로짜기는 비단 은행만의 일이 아니다.

삼성화재는 채용연구팀이란 것을 만들었다.

영업.보상.관리부서에서 요구하는 적합인재상을 분석, 필요인력을 과학적
으로 배치하는 일을 담당하는 부서다.

심지어 각 부서별로 종교 신장 성격(소.적극적인지)에 따른 실적을 해부,
적재적소에 인력배치를 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국민생명은 "하이테크팀"을, 동양생명은 "개척영업국"을 신설,
기존 영업조직의 개념을 파괴하기도 한다.

금융연구원 김병연박사는 이같은 조직개편에 대해 "금융권의 위기의식이
커가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금융개방등 갑작스런 환경변화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보다 활성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기존에 없던 새로운 조직을 창조, 제도의 미비로 인한 리스크도 이젠
관리해야 될 때가 왔다는 의미다.

금융계관계자들은 또 이러한 변화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조직의 일관성 및 안정성을 고려한 업무집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 이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