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체중 82.4%가 내년 건설시장 개방이후에도 입찰담합(자율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건설업체들이 선진국의 건설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뛰어난
분야는 시공과 로비부문이며 설계 감리 정보 등 고부가가치부문은 크게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따라 건설시장개방 이후 감리 엔지니어링 설계 기획조사및 관리분야의
시장잠식이 가장 크게 우려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3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홍성웅)이 서울 등 6개
대도시 1백78개 주요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건설산업 현주조
점검"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업체의 82.4%가 시장개방이후에도 담합참여의사를
보였다.

참여정도는 "부득이한 경우 참여"가 34.7%, "경우에 따라 참여"가 30.7%
였으며 "기회만 있으면 참여"한다는 업체도 17%나 됐다.

반면 담합이 "불가능해 질것"이라고 예상한 업체는 17.6%에 불과했다.

담합의 원인은 비현실적인 공사예가(47.1%)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으며
"덤핑수주관행" (21.8%) "건설업체 과다" (20%) 등이었다.

선진건설업체에 비해 우위에 있는 분야로는 응답업체의 50.4%가 시공분야,
29.8%가 로비분야라고 지적한 반면 설계 (36.6%) 감리 (22.8%) 기획조사
(15.2%) 정보 (13.8%) 등은 불리한 입장이라고 대답했다.

이와관련해 해외진출을 위한 과제로는 정보확보 (44.4%) 기술개발 (31.5%)
협력체체구축 (14.2%) 등이 꼽혔다.

내년 시장개방으로 외국업체들의 시장잠식이 우려되는 분야는 감리 (70.8%)
엔지니어링 (69%) 설계 (57.3%) 기획조사및 관리 (39.2%.이상 복수응답)
등이 거론됐다.

그러나 국내업체들이 주로 육성하는 분야는 시공기술 (28.8%) 인력훈련및
양성 (15.6%) 기획력제고 금융지원확보 (각 12.5%) 등으로 취약분야 보강
작업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개방대응책이 없거나 이제 준비중인 업체도 38.8%나 돼 시장개방때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최근 부도사태와 관련해 29.7%가 부도의 위기를 경험했으며 도급순위
2백위 이내의 중견업체들이 중소업체에 비해 이같은 위기상황이 더 잦은
것(38.5%)으로 조사됐다.

부도위기의 직접적 원인은 유동자금의 일시적인 부족이 47.3%로 가장
많았으며 연대보증업체의 부도 (20%) 하도급대금미수 (10.9%) 순이었다.

< 김철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