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분기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경기활황이 지속되던 지난해보다는 경기가
다소 수그러들고 있음이 명백하게 나타난다.

산업생산 증가율이 8.6%로 지난해 1.4분기(14.4%)는 물론 95년 연간 증가율
(11.9%)을 밑돌고 있다.

다만 8%대를 넘는 산업생산 증가율은 당초 예상했던 것만큼 급작스런
경기하강은 나타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1.4분기 산업생산 증가율이 지난해 4.4분기(8.4%)보다도 높게
나타나 아직 경기가 걱정할 만한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도 아니라는게 정부의
시각이다.

그러나 1.4분기 전체론 그렇지만 월별로 보면 하강속도가 그리 낙관적
이지만은 않다.

생산증가율은 2년여만에 최저치를, 재고증가율은 4년여만에 최고치를
각각 나타내고 있으며 출하증가율 둔화세도 뚜렷하다.

여기에다 기계수주를 비롯, 각종 투자지표도 감소세로 돌고 있어 향후
경기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더욱이 1,2월중 산업활동 지표가 1월중 조업일수 증가와 정부의 재정조기
집행등에 힘입은 것을 감안하면 1.4분기 전체로 나타난 8%대의 생산증가율을
과신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1.4분기 산업활동동향의 특징을 정리한다.

<> 재고가 늘고 있다 =

3월말 재고 증가율이 19.1%로 지난 92년 8월(19.8%)이후 월간 재고로는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분기별로도 1.4분기 재고증가율이 지난 91년 4.4분기(19.1%)이후 역시
가장 높다.

이는 반도체 자동차의 내수가 부진한데다 향후 건설수요를 감안한 철강등의
사전 물량 확보가 주요인이라는 것이 통계청의 분석이다.

재고증가율의 장기추세를 보면 94년7월 1.2%를 최저점으로 이후 약간의
기복은 있으나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어 경기 둔화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업종별로는 철근 건설용형강 스테인레스강판등 1차금속의 경우 48.7%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반도체및 전자부품이 89.9%, 자동차 39.9%, 사무
회계용기계 52.1%등이다.

<> 내수가 둔화되고 있다 =

내수 출하와 소비 증가율이 모두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3월중 내수 출하 증가율은 4.2%로 지난해 3월(14.0%)보다 10%포인트 가량
낮아졌으며 지난 1월(9.8%)과 2월(6.0%)보다도 상당히 둔화됐다.

내수용 소비재 출하 역시 비슷한 추세를 보여 3월중에는 전년동기대비
3.8%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3월(10.0%)는 물론 지난 2월(6.3%)에 비해서도 증가율이 뚝
떨어졌다.

이는 대형승용차 무선호출기등과 섬유 음식료품의 출하및 소비가 감소된게
주요인이다.

이중 승용차나 무선호출기는 보급율 확대등의 영향으로 볼수 있으나 섬유나
음식료품의 경우 값싼 수입품의 급증으로 인한 소비대체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어 구조적인 문제점도 안고 있다.

<> 경기 양극화가 여전하다 =

중화학공업과 경공업간의 격차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중화학공업의 생산 증가율은 3월중 8.5%, 1.4분기중 11.4%였으나 경공업은
각각 4.7%와 1.8% 감소를 기록했다.

특히 섬유와 가죽및 신발은 산업생산이 전년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2.4%,
29.2% 줄어들었으며 출하도 섬유는 11.1%, 음식료품은 5.2% 감소했다.

경공업의 경우 생산 감소에 값싼 수입품 급증으로 인한 소비 감소까지
겹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 김선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