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개방협상이 미국의 반대로 결렬 위기에 직면했다.

세계무역기구(WTO)주관으로 차세대 고속 성장 산업인 통신 시장의 개방을
위해 2년간 계속되고 있는 통신개방협상의 타결 시한을 하루 앞둔 29일
미국이 아시아와 캐나다의 통신시장 개방 조치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협정
체결 반대 입장을 표명해 협정 체결이 어려운 상태다.

제프 랑 미국 협상대표는 이날 제네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현단계에서 상당수 국가들의 시장 개방 조치가 미흡해 다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해 협정 체결 거부의사를 밝혔다.

랑 대표가 직접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외교관리들은 특히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등이 미국의 개방 요구에 못미치고 있다고 지적
했다.

미국은 또 이번 협상에서 외국 통신 회사가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조건을
그 외국의 시장 개방 정도와 연계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통신시장
개방의 핵심 사항인 위성 통신 분야는 이번 협상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다른 협상 참가국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이같은 미국의 비타협적인 입장에 대해 리언 브리튼 유럽연합(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미국의 막판 태도 변화에 실망을 감출수 없다"고 말하고 다른
나라의 개방정도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인 판단에 동조할수 없다고 강조했다.

브리튼 집행위원장은 그러나 아직 협상 타결 시한인 30일 24시(현지시간)
까지는 합의에 도달할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