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페어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다른 아트페어는 놀러 가면 좋지만, 일하러 가면 무척 고되다. 멀리 해외까지 출장을 간 경우에는 더욱 심하다. 한 개 갤러리라도 더 만나려고 분 단위로 미팅을 잡고 이들에게 아트페어에 나와 달라고 설득한 적이 있다. 하지만 남의 아트페어에서 이같은 행동을 하는 것은 실례라는 것을 알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주최 측 입장에서는 한 명의 컬렉터라도 더 만나려고 비싼 부스비를 내면서 아트페어를 열었기 때문이다. 이후 남의 아트페어에서는 갤러리들과 가벼운 인사와 안부만 나눴다.아트페어에 나오라고 권유하고 설득하는 것은 갤러리로 직접 방문하는 게 더 효과적이고 좋다는 사실을 깨닫고 갤러리 문턱이 닳도록 다녔다. 개인적으로는 아트페어보다 갤러리에서 보는 전시가 더 좋아서 갤러리 방문을 즐겼지만, 각각의 갤러리를 방문 하는 일은 다소 번거로울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도 정성을 들여야 한 개의 갤러리라도 더 참가시킬 수 있다는 것은 일을 해보면 금방 깨닫게 된다. 그러다 보니 아트페어 오거나이저들은 일 년 내내 전 전국 방방곡곡을 넘어 전 세계로 갤러리를 찾아 떠도는 유목민처럼 살게 된다.아트페어가 국내에 100여 개가 생겨났다. 2016년 40여 개에 불과했던 아트페어는 어느새 두 배가 넘는 수로 늘어났다.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크고 작은 아트페어가 많아졌다. 프리즈는 런던 뉴욕 LA에 이어 서울까지, 아트바젤은 바젤 마이애미 홍콩에 이어 파리까지 각각 4개의 아트페어를 열고 있다. 아시아권에 기반을 둔 아트 어셈블리는 타이베이 당다이, 아트SG, 도쿄 겐다이를 열고 있다.아트페어가 너무 많다 보니 겹치지 않게 아트페어
걸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의 언급으로 주목받고 있는 책 '초역 부처의 말'이 한강 소설 '소년이 온다'를 턱밑까지 추격하며 서점가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31일 교보문고가 발표한 1월 넷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코이케 류노스케의 '초역 부처의 말'이 지난주보다 두 계단 상승하며 2위까지 치고 올랐다.이에 따라 지난 12주간 2~3위 자리를 지켰던 한강 소설 '채식주의자'와 '작별하지 않는다'는 한 계단씩 내려앉았다.'초역 부처의 말' 돌풍 속에서도 '소년이 온다'는 13주 연속 1위를 수성했다.지난해 5월 출간된 '초역 부처의 말'은 장원영이 지난 15일 한 방송에 나와 추천하면서 판매량이 급증세다.이번 주에도 전주 대비 판매량이 56.3% 상승했다.장원영이 언급한 또 다른 책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도 전주보다 두 계단 올라 20위를 차지하는 등 정초부터 서점가에 '장원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또 다른 국내 대표 서점 중 하나인 예스24 베스트셀러 순위에선 '초역 부처의 말'이 '소년이 온다'를 꺾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누리꾼들은 "부처님 책이 베스트셀러 1위 하는 건 처음 본다", "평소 말하는 것을 보면 책을 많이 읽은 게 보여 보기 좋았다", "방송 보고 나도 따라서 샀다. 위로받길 기대해 본다" 등 의견을 보였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지난 20일 내놓은 AI모델이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 빅테크의 10분의 1에 불과한 비용으로 오픈AI의 챗GPT 최신 모델 못지 않은 성능을 선보이면서 충격을 불러왔다. 미·중 AI 전쟁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딥시크발(發) 쇼크는 AI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도 다시 불을 붙였다. 개인정보 과다 수집, 거짓 정보 제공, 지식재산권 침해, 중국 정부의 검열 의혹과 정치적 편향성 등 이 '저비용 고성능' 모델이 드러낸 한계는 'AI 윤리'에 대해 묻게 만들고 있다.국내에 최근 번역 출간된 <도덕적인 AI>는 AI를 두고 발생한 새로운 윤리 문제 일곱 가지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책이다. 'AI가 인간의 도덕을 이해할 수 있을까' 'AI는 프라이버시를 존중할 수 있을까' 'AI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나' 'AI를 안전하고 공정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이다. 미국 듀크대와 카네기멜런대 등에서 AI 윤리 분야를 연구하는 철학자(월터 시넛암스트롱), 신경과학자(재나 셰닉 보그), 컴퓨터과학자(빈센트 코니처) 셋이 지난해 함께 펴냈다. '도덕적인 AI'라는 제목처럼 'AI가 도덕적이다'라는 식의 낙관론 만을 담고 있는 책은 아니다. 도덕성과 자율성, 자유의지를 지닌 새로운 AI의 출현을 예언하는 책도 아니다. 이 책에서 제안하는 '도덕적인 AI'는 그런 먼 미래의 AI가 아닌, '인간의 가치를 학습하고 구현하는 AI 개발'을 말한다. AI가 인간의 실수를 줄이고 판단을 보조하는 시스템으로 기능하기 위해 '도덕적인 AI'로 개발돼야 한다는 얘기다. 외과의사 대신 신장 이식 대상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