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향토시인이 떳목을 타고 제주에서 일본까지 항해하는 대장정에
도전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제주도 남제주군 성산읍 성산리 채바다씨(52).

채씨는 1일 오전 8시40분께 성산포항에서 제주 고유의 뗏목인 "테우"를
타고 먼 옛날 선인들이 오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해로탐사에 나섰다.

"시인의 배"로 명명된 길이 6.5m의 테우에는 탐험대장 채씨를 비롯,
부대장 장영대씨(35)등 3명이 승선했고, 다른 대원 4명은 제주도
어업지도선인 삼다호(2백50t급)를 타고 뒤따르며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게
된다.

채씨는 조류와 바람이 항해 속도와 방향을 크게 좌우하게 될 것을
감안, 최종 목적지를 사세보, 나가사키, 가라스 등 3곳으로 정하고
항해일수도 8~15일로 폭넓게 잡았다.

횡단 직선거리는 가장 먼 가라스까지가 2백57km 이지만 조류와 풍향에
따라 지그재그 식으로 항해할 수 밖에 없어 실제 항해거리는 3백km를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탐험대원 7명중 의류.총무 담당자 1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바다에
익숙한 해병대 출신으로 한달여동안 합숙하며 항해기법을 익히고 체력과
의지를 다져왔다.

"테우는 바다에 대한 조상들의 집념과 개척정신이 깃든 소중한 유산"
이라고 말하는 채씨는 이번 탐험을 계기로 제주 고유의 뗏목 "테우"가
지방문화재로 선정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