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서양화가 구자승씨가 오는 14일~6월1일 서울종로구인사동 선화랑
(734-0458)에서 6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구씨는 간결 단순하면서도 사물의 미세한 부분까지 빠뜨리지 않는
극사실주의적 기법을 구사,화단의 주목을 받아온 작가.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일 작품은 "꿈이 담겨있는 상자" "표주박" "꽃과
자두"를 비롯한 정물과 "여름강변" "백두산을 오르며" 등 풍경, 누드및
누드드로잉 콘테 30여점이다.

70~80년대 추상미술 붐이 한창일 때도 자신만의 독특한 사실주의적
창작세계를 고집해온 그는 90년대에 들어 회화의 본령에 충실한 작품이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한결 환한 빛을 발하고 있다.

일반적인 정물화와 달리 대상의 사실묘사에 강한 악센트를 두고
있는 그의 작품은 독창적인 구성과 화면기획을 통해 현대적 감각을
창출해내고 있는 점이 특징.

때문에 딸기 레몬 자두등 정물은 깨끗한 물에 갓씻어 건져 올린 듯한
느낌과 함께 손을 뻗으면 닿을듯한 실재감을 느끼게 해준다.

그의 정물은 전반적으로 지루한 삶의 일상을 벗어던지고 무언가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작가의 의지를 반영한 것.

더 정확히 말하면 시간과 공간의 새로운 조화를 시도함으로써 무언가
별다른 느낌을 유도해 내고 있다.

시간속에 제멋대로 맡겨진 사물들을 시간들로부터 잠시 떼어내 공간에
재배치함으로써 사물이 정말 존재한다는 사실감을 느낄수 있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구씨는 서울태생으로 홍익대서양화과및 동대학원 캐나다 온타리오대학을
졸업했다.

현재 상명대교수로 재직중.

서양화가 장지원씨가 부인이다.

< 백창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