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선수들의 화이팅이 거세다.

근년들어 남자프로선수들의 전력이 날로 상향 평준화 되는 추세이지만
올시즌 두번째 대회인 제7회 캠브리지멤버스오픈은 "꼴지들의 반란"이
한층 눈에 띈다.

특히 시드권조차 없어 대기선수로 있다가 참가한 선수들이 거뜬히
커트오프를 통과, 상위권을 마크하고 있는가 하면 상금랭킹 60위권
밖의 이름없는 선수들도 거세게 기존 베테랑들을 위협하고 있다.

2일 뉴서울CC 북코스 (파72,6,441m)에서 계속된 대회 2일째 경기결과
프로3년생인 김항 (29,은화삼CC)을 비롯, 유남종(36), 이해우(37),
채영태, 홍순철, 이국환 등 생소한 선수들이 대거 상위권에 포진하며
남은 2일을 노리고 있다.

김항진은 지난해 상금랭킹 77위의 선수로 2라운드합계 2언더파 142타
(68-74)의 호타를 날리며 중간합계 4위를 달리고 있다.

더욱 돋보이는 선수는 이해우와 유남종.

이들은 투어 참가 자격도 없는 플레잉프로들로 총 123명의 투어프로중
결원이 생길때 대기순서에 따라 대회에 참가할수 있는 선수들이다.

물론 지난시즌 상금랭킹은 100위권 밖이다.

그런데도 이해우는 이날 이븐파 72타에 합계 3언더파 141타로 단독
4위를 달리고 있다.

유남종 역시 1오버파 145타(71-74)의 "괜찮은 성적"으로 사뿐히
커트오프를 통과했다.

유남종과 함께 145타 대열의 채영태 (95 상금랭킹 78위), 홍순철 (52위),
이국환 (90위) 등도 "무명 반란"을 상징하고 있다.

이날 공동 선두는 최경주 (26.슈페리어)와 김종덕 (아스트라)로 2라운드
합계 4언더파 140타였다.

최는 이날 72타, 김은 71타였다.

<>.이같은 "꼴찌들의 분전"은 96 시즌의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대회수의 증가에 따른 총상금액수의 급증은 이제 한국무대에서도
레슨아닌 경기성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는 의식을 자리잡게 하고
있는 것.

특히 지난 시즌 최경주, 강욱순 권영석 등이 오픈대회에서 잇따라
우승하며 신진 돌풍을 일으킨 것도 젊은 선수들을 자극한 요인이다.

선수들은 이제 "우승은 누구"식으로 생각하며 베테랑들을 겁내기
보다는 "한번 붙어보자"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는 양상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이번대회 우승자가 누가 될지 여전히 오리무중
이지만 금년시즌에도 "제2의 최경주나 강욱순"이 나올 확률은 많은 편이다.

또 그래야 한국남자프로골프가 발전하는 것 아닌가.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박남신, 최상호, 조철상 등 간판급 프로들은
크게 주춤거리는 모습이다.

전날 5언더파 67를 쳤던 조철상 (37.나이센)은 이날 7오버파 79타로
무너졌고 최상호도 이븐파 72타로 합계 1오버파 143타의 공동 5위권.

박남신 (37,FILA)도 합계 이븐파 144타(74.70)로 처진 상태이다.

베테랑중에서는 권오철이 이날 3언더파 69타에 합계 1언더파 143타로
분전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