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주는 교훈 <1> .. 배성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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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련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방사능누출사고가 난지 10년.
기술원조의 한도와 국제적 안전기준 만들기등 교훈을 바탕으로 세계 공통의
원자력발전소 안전성을 확보하는 시도는 아직도 계속중이다.
"위험한 원전"등 불안의 뿌리는 그대로 놔 둔채 사람들의 불신과 우려만
"봉인"된 것처럼 보여진다.
사고를 일으킨 체르노빌 4호기는 두꺼운 콘크리트의 "석관"으로 덮여 있다.
그러나 이관의 구조자체는 물론 붕괴의 위험성마저 지적되고 있다.
이 외에도 사고가 난것과 동일형의 로 2기가 같은 부지에서 아직도
가동되고 있다.
방사능오염이 아직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처럼, 안전대책도
이 10년동안 아무것도 마무리 된 것이 없다.
오히려 500만명의 피사인이 있음에도 불구, 만성적인 에너지부족 상황이
가동의 계속을 용인하고 있는 상태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1986년 사고발생후에 발표한 첫 보고서(INSAG1)는
구소련 리포트의 요약이 대부분이었던 탓으로 사고의 분석이 정확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후의 조사서도 사고가 난 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면에서 시스템
자체에 중대한 구조결함이 있어 그것이 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일본이나 구미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경수로는 반응이 지나치게 빠를
경우 로중앙의 설비가 자동적으로 억제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러한 구조를 반응도계수가 "부"라고 한다.
그런데 사고를 일으킨 흑연감속로는 반응도계수가 "정"으로서 폭주를
미연에 방지하는 내부의 힘이 없어 외부에서 제어하지 않으면 안된다.
거기에다 외부에서 콘트롤하기위한 제어봉도 상태에 따라서는 반응을
가속화시키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것은 "포지티브스크램"이라고 하는 현상으로서 자동차에 비유하면
브레이크를 밟으면 거꾸로 속도가 빨라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러한 구조적 결함을 제어봉을 넣는 속도를 빨리하는 등의 "대증요법"으로
덮어 감춘 동형의 원전15기가 구소련.동구권에서 운전을 계속하고 있다.
얼마전 모스크바에서 열린 원자력서미트에서도 위험.노후 원전의 개선.
폐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프로그램이나 대책은 아무것도 제시되지 않았다.
물론 10년동안에 외형상으로는 여러가지 진전이 있었다.
대규모의 사고에 대해선 즉각 각국에 통보하도록 한 것이라든지 국제협력에
의한 피해방지등을 정한 국제조약이 발효되었다.
사고의 분석에 대한 국제기준도 명확히 했다.
아직 비준한 국가는 소수이지만 94년엔 "원자력안전 조약"도 만들어져
안전의 확보를 세계의 공통 룰로 하는 기반도 진전되고 있다.
그러나 IAEA가 제창하고 있는 문화.정신풍토로서의 안전, 이른바
"세이프티 컬처"의 조성은 난항을 하고 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보공개와 다중체크로 불안과 불신을 불식시키는
길은 에너지사정과 국가주권의 벽이 가로 막고 있다.
"사고는 확률의 문제이지만 폐쇄는 현실의 죽음을 의미한다"
전력부족으로 고민하는 불가리아에선 폐쇄해야 한다고 지목된 위험한
원전의 소장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역시 에너지난이 심각한 아르메니아에서도 지진으로 폐쇄한 원전을 다시
가동시키려 하고 있다.
체르노빌원전 사고 10년은 우리인류에게 이른바 "반면선생"의 의미를
주고 있다.
각국이 국제적인 책무를 자각, 공통의 관점에서 안전확보에 노력한다는
요지로 지난해 체결된 "원자력안전조약"이 그것이다.
아직까지는 대안이 없는 원자력발전-우리는 안전에 한층 더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배성휘 < 서울 서초구 서초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4일자).
기술원조의 한도와 국제적 안전기준 만들기등 교훈을 바탕으로 세계 공통의
원자력발전소 안전성을 확보하는 시도는 아직도 계속중이다.
"위험한 원전"등 불안의 뿌리는 그대로 놔 둔채 사람들의 불신과 우려만
"봉인"된 것처럼 보여진다.
사고를 일으킨 체르노빌 4호기는 두꺼운 콘크리트의 "석관"으로 덮여 있다.
그러나 이관의 구조자체는 물론 붕괴의 위험성마저 지적되고 있다.
이 외에도 사고가 난것과 동일형의 로 2기가 같은 부지에서 아직도
가동되고 있다.
방사능오염이 아직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처럼, 안전대책도
이 10년동안 아무것도 마무리 된 것이 없다.
오히려 500만명의 피사인이 있음에도 불구, 만성적인 에너지부족 상황이
가동의 계속을 용인하고 있는 상태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1986년 사고발생후에 발표한 첫 보고서(INSAG1)는
구소련 리포트의 요약이 대부분이었던 탓으로 사고의 분석이 정확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후의 조사서도 사고가 난 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면에서 시스템
자체에 중대한 구조결함이 있어 그것이 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일본이나 구미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경수로는 반응이 지나치게 빠를
경우 로중앙의 설비가 자동적으로 억제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러한 구조를 반응도계수가 "부"라고 한다.
그런데 사고를 일으킨 흑연감속로는 반응도계수가 "정"으로서 폭주를
미연에 방지하는 내부의 힘이 없어 외부에서 제어하지 않으면 안된다.
거기에다 외부에서 콘트롤하기위한 제어봉도 상태에 따라서는 반응을
가속화시키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것은 "포지티브스크램"이라고 하는 현상으로서 자동차에 비유하면
브레이크를 밟으면 거꾸로 속도가 빨라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러한 구조적 결함을 제어봉을 넣는 속도를 빨리하는 등의 "대증요법"으로
덮어 감춘 동형의 원전15기가 구소련.동구권에서 운전을 계속하고 있다.
얼마전 모스크바에서 열린 원자력서미트에서도 위험.노후 원전의 개선.
폐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프로그램이나 대책은 아무것도 제시되지 않았다.
물론 10년동안에 외형상으로는 여러가지 진전이 있었다.
대규모의 사고에 대해선 즉각 각국에 통보하도록 한 것이라든지 국제협력에
의한 피해방지등을 정한 국제조약이 발효되었다.
사고의 분석에 대한 국제기준도 명확히 했다.
아직 비준한 국가는 소수이지만 94년엔 "원자력안전 조약"도 만들어져
안전의 확보를 세계의 공통 룰로 하는 기반도 진전되고 있다.
그러나 IAEA가 제창하고 있는 문화.정신풍토로서의 안전, 이른바
"세이프티 컬처"의 조성은 난항을 하고 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보공개와 다중체크로 불안과 불신을 불식시키는
길은 에너지사정과 국가주권의 벽이 가로 막고 있다.
"사고는 확률의 문제이지만 폐쇄는 현실의 죽음을 의미한다"
전력부족으로 고민하는 불가리아에선 폐쇄해야 한다고 지목된 위험한
원전의 소장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역시 에너지난이 심각한 아르메니아에서도 지진으로 폐쇄한 원전을 다시
가동시키려 하고 있다.
체르노빌원전 사고 10년은 우리인류에게 이른바 "반면선생"의 의미를
주고 있다.
각국이 국제적인 책무를 자각, 공통의 관점에서 안전확보에 노력한다는
요지로 지난해 체결된 "원자력안전조약"이 그것이다.
아직까지는 대안이 없는 원자력발전-우리는 안전에 한층 더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배성휘 < 서울 서초구 서초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