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종업원이자 고객인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각 기업들이 어린이 날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를 벌인다.

특히 올해엔 글짓기 사생대회 등 경진대회 일변도에서 벗어나 국토탐방
미래기술쇼 등 학습형 프로그램이 늘어난 게 특징이다.

또 재계에 불고 있는 "가사불이"바람을 타고 가족과 함께 참가하는 "가정
형 이벤트"를 개최하는 업체도 많다.

올해 어린이날 행사에서 눈에 띠는 것중 하나는 아시아나 항공이 마련한
"어린이 독도탐방".

아시아나 항공은 5일 어린이 신문등을 통해 공모한 1백50명을 특별기에
태워 독도까지 다녀오기로 했다.

특히 독도 상공에선 고도 7백~8백m로 저공 비행해 어린이들이 독도를 자
세히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비행기안에서 신용하 독도학회장(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의 "독도의 역
사"등에 대한 강연과 독도 비디오 테이프 상영 시간도 갖기로 했다.

아시아나 항공 권용대영업기획담당상무는 "어린이들에게 독도를 직접 관
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국토와 나라사랑의 마음을 심어주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나라사랑 뿐 아니라 가족이나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행사도 풍성하다.

대우자동차는 부평공장에서 직원가족과 인근 지역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
는 "대우어린이 큰 잔치"를 연다.

이 잔치는 모형항공기쇼 게임대회 인형극 등 어린이들이 가족과 함께 참
가하는 프로그램이 많은 게 특징이다.

또 노이즈 심형래 등 인기 연예인과 대우로얄즈 축구단및 대우증권 농구
단 소속의 선수들이 어린이들과 함께 운동을 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현대중공업은 4일 울산공장에서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사랑의 편지쓰기"
행사를 열었다.

평소 부모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나 자식들에게 전해주려고 담아두었던 생
각들을 글로 적도록 하는 이 행사에는 2천5백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현대중공업 어경아홍보과장은 "가족뿐 아니라 이웃과 친지들에 대한 사랑
을 담은 진솔한 편지가 많다"며 "우수한 작품을 뽑아 책으로 펴낼 계획"이
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린이날 행사중 가장 풍성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동심속에서 즐
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놀이형 프로그램.대한항공은 어린이날 김포공항
을 찾는 어린이들에게 기장복을 입혀 비행기 조정실을 모형화한 입간판 앞
에서 무료로 사진을 찍어주기로 했다.

LG전자는 여의도 야외돔에서 첨단 전자기술을 소개하는 "멀티미디어 미래
기술 쇼"를 개최키로 했다.

이 행사에선 PC(개인용 컴퓨터)등을 이용한 가상의 첨단 미래 세계를 소
개한다는 계획.

두산그룹은 길동 연수원에서 사진촬영대회 공작품만들기 영화감상 등 "어
린이날 대잔치"를 벌이기로 했다.

효성그룹도 울산공장에서 "샛별들의 잔치"를 개최한다.

대우중공업은 옥포 인근의 13개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옥포조선소로 초청
해 착한 어린이 시상식등을 열기로 했다.

선경그룹은 종업원 자녀를 대상으로 글짓기와 그림대회를 개최키로 했다.

삼성생명 효성 등도 백일장과 사생대회를 연다.

이처럼 어린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어린이날을 맞아
특별한 행사를 벌이는 기업들도 있다.

동양제과는 농구선수들이 안양소년원을 방문해 사인볼과 기념품을 나눠
줄 계획이다.

쌍용자동차는 "어린이 교통사고 제로운동" 캠페인을 벌인다.

전국 33개 대도시에서 동시에 실시되는 이번 캠페인에서는 가두 홍보와
함께 어린이들이 길을 건널 때 사용하도록 노란색 손수건을 나눠주기로 했
다.

현대건설은 전국 6개 공원에서 "팔찌 나눠주기"행사를 열기로 했다.

과천 서울랜드와 서울 어린이 대공원 등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선 부모
이름과 집 전화번호 등을 적을 수 있는 팔찌 2만개를 어린이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어린이들이 공원에서 부모를 잃어버렸을 경우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다.

이밖에 기아자동차는 어린이날을 맞아 직원 자녀들에게 1만원 상당의 과
자세트를 선물했다.

또 삼성그룹은 계열사 종업원 자녀들이 어린이 명작 비디오를 시중가의
30%에 살 수 있는 할인권을 나눠줬다.

< 김주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5일자).